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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서학개미 투자전략은? 배당주·로우볼·리츠로 안전판 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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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은 해외 주식 직구족 사이에서 가장 인기 많은 투자처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2021년 국내 투자자가 사들인 해외 주식 중 순매수액이 가장 큰 종목은 테슬라다. 애플(2위), 알파벳(4위), 엔비디아(5위), 마이크로소프트(6위), 메타(옛 페이스북, 7위) 등 다른 나스닥 주요 종목도 상위권을 휩쓸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IT 기업이 활약하며 증시 상승을 주도해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최근 나스닥종합지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1월 한 달 동안 약 10% 빠졌다. 2008년 1월 이후 가장 큰 1월 하락률이다. 1월 말부터는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금리 인상, 양적 긴축 등 기술주에 불리한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예정인 만큼 한동안 불안정한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 투자 전략을 재편해야 하는 시기라는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측은 “1월과 같은 증시 급락이 재연될 확률은 낮다고 본다. 하지만 미국 인플레이션, 연방준비제도 통화 정책 불확실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안 요인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 이슈가 완화되기 전까지 위험자산 반등은 제한될 것이다. 당분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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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하락세였던 나스닥종합지수가 반등한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금리 인상, 양적 긴축 등 기술주에 불리한 상황이 이어질 예정인 만큼 당분간 불안정한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 위험관리에 초점을 맞춰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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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버리지 상품 투자 신중하게

▷나스닥 8% 빠질 때 TQQQ 25% 손실

최근 서학개미는 레버리지 상품을 집중 매수하는 모습이다. 레버리지는 특정 지수 등락폭의 2~3배를 추종하는 상품을 가리킨다. 올 들어 2월 2일까지 해외 주식 직구족 순매수 종목 2위에 이름을 올린 상품은 ‘ProShares UltraPro QQQ(TQQQ)’. 나스닥100지수 3배 레버리지 ETF다. 나스닥100지수가 1% 오르면 3% 수익을 내도록 설계됐다. ‘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 Shares(SOXL)’와 ‘MicroSectors FANG & Innovation 3X Leveraged ETN(BULZ)’ ‘Direxion Daily Technology Bull 3X Shares(TECL)’도 상위권에 들었다. SOXL은 미국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으로 구성된 ICE반도체지수 등락폭의 3배 수익률을 추구하는 ETF다. BULZ와 TECL은 미국 기술주 3배 레버리지 상품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증시가 꾸준히 오르는 장세에서는 이만한 상품이 없다. 하지만 지수가 빠지거나 등락을 반복할 때에는 손실만 키운다. 지금처럼 꾸준한 상승세를 장담하기 어려울 때에는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적절하지 않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실제로 서학개미가 투자한 레버리지 상품은 시장 대표 지수보다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TQQQ는 연초 이후 2월 2일까지 손실률 24.62%를 기록했다. 이 기간 나스닥100지수 하락폭인 8.25%의 3배가량 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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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로우볼 ETF’로 변동성 줄이자

▷주가 등락폭 작은 종목 주로 편입

당분간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예정인 만큼 전문가들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변동성을 줄이는 데 주력하라고 입을 모은다. 로우볼 ETF는 이 같은 상황에서 관심을 기울여볼 만한 상품이다. 로우볼은 ‘low volatility’, 즉 저변동성을 뜻한다. 로우볼 ETF는 주가 등락폭이 비교적 작은 종목을 주로 편입하는 ETF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3월 FOMC까지 연준 출구 전략 불확실성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변동성 ETF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iShares MSCI USA Min Vol Factor ETF(USMV)’ ‘Invesco S&P 500 Low Volatility ETF(SPLV)’ 등이 대표적인 저변동성 ETF다. USMV는 미국 중형·대형주 중 주가 변동성이 낮은 종목 170여개를 선별해 만든 지수를 따른다. SPLV는 S&P500지수 중 최근 12개월간 주가 등락폭이 작았던 종목을 추린 지수를 토대로 만든 상품이다. 2월 1일 기준 식음료 기업 펩시코, 소비재 업체 프록터앤갬블(P&G) 등이 포트폴리오 내 비율이 높다.

로우볼 ETF와 더불어 퀄리티 ETF 역시 안정성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재무구조가 우수한 주식을 담는 ETF다. 자기자본이익률(ROE), 부채비율, 실적 성장세 등이 퀄리티 주식을 가리는 주요 기준이다. ‘iShares MSCI USA Quality Factor ETF(QUAL)’‘Invesco S&P500 Quality ETF(SPHQ)’ ‘iShares MSCI Intl Quality Factor ETF(IQLT)’ 등이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주요 상품이다. QUAL과 SPHQ는 미국 상장 종목을, IQLT는 영국, 스위스, 캐나다, 일본 등 다양한 지역에 상장된 종목을 편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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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불안할 땐 배당주

▷배당금 꾸준히 늘리는 기업이 안전판

불안한 장세에서는 배당주가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 미국에는 수십 년간 꾸준히 배당을 늘린 기업, 분기별로 혹은 매달 배당을 하는 기업이 많다. 종목을 잘만 고르면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쏠쏠한 수익을 낼 수 있다. 특히 배당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배당 성장주에 주목하라는 의견이 눈길을 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배당 성장주는 물가 상승률이 높은 시기에 시장 대비 성과가 우수하다. 주식 시장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도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P&G, 제약·소비재업체 존슨앤존슨은 수십 년간 연속으로 배당을 늘려온 대표 기업이다.

개별 종목에 투자하기 불안하거나 귀찮다면 우량 배당주를 모아놓은 펀드나 ETF를 매입하는 선택지가 있다. ‘Vanguard Dividend Appreciation ETF(VIG)’ ‘ProShares S&P 500 Dividend Aristocrats ETF(NOBL)’ ‘iShares Core Dividend Growth ETF(DGRO)’가 예의 주시할 만한 ETF로 언급된다. 국내에 설정된 상품으로는 ‘KOSEF 미국방어배당성장 ETF’가 있다. 배당을 늘리는 기업 중 주가 변동폭이 작은 종목이 주요 편입 대상이다.

부동산 간접 투자 상품인 리츠(REITs)도 배당 투자자가 관심을 기울여볼 만한 투자처다. 리츠는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를 줄인 말로 부동산투자회사를 가리킨다. 투자자 여러 명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오피스 건물, 상업시설 등 부동산에 투자하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임대 수입과 매각 차익을 배당한다. 이경자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회복 수혜, 인플레이션 방어 기능 등에 힘입어 2022년 미국 리츠는 유망 투자 자산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아메리칸타워, 에퀴닉스, 프로로지스, 리얼티인컴 등을 주요 종목으로 꼽았다. 아메리칸타워는 통신 기지국, 에퀴닉스는 데이터센터, 프로로지스는 물류센터를 임대한다. 리얼티인컴은 미국과 푸에르토리코, 영국, 스페인에 소매용 상업시설 1만1000여개를 보유했다. 세븐일레븐, 월마트 등 대형 프랜차이즈가 주요 임차인이다. 배당금을 매달 지급한다는 특성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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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서학개미는 처참한 투자 성적을 기록 중이다. 테슬라, 엔비디아 등 투자금이 몰린 종목 대다수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연초부터 2월 2일까지 주가가 2.07% 뛰며 발군의 성과를 냈다. 사진은 구글 캠퍼스. (알파벳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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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안정성 1등 채권형 상품

▷뱅크론·FRN은 금리 인상기에 적절

채권형 상품 역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빼놓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금리 인상기에 담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 금리가 오를수록 채권 가격이 내려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 하지만 안정성에 포커스를 맞춰야 하는 시점에는 위험 헤지(방어) 수단으로 고려해볼 만하다. 채권 중 금리 상승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상품, 금리 인상을 반영하는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뱅크론 펀드가 대표적이다. 뱅크론은 저신용 기업에 부동산 등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변동금리부 선순위 담보대출채권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한 채권이라 이자율이 비교적 높다. 선순위 채권이라 기업이 부도가 나도 우선순위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변동금리가 적용돼 금리 인상기에 담기 적절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뱅크론은 펀드나 ETF를 통해 투자할 수 있다. 국내 상품으로는 ‘이스트스프링 미국 뱅크론 특별자산’ ‘키움글로벌금리와물가연동’ 등이 있다. 미국에 상장된 상품 중에서는 ‘SPDR Blackstone Senior Loan ETF(SRLN)’ ‘Invesco Senior Loan ETF(BKLN)’ 등이 관심을 모은다.

변동금리부채권(FRN·Floating Rate Note)을 담는 상품도 매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FRN은 이름 그대로 시장금리에 따라 이자가 달라지는 채권이다. ‘iShares Floating Rate Bond ETF(FLOT)’가 FRN을 담는 대표 상품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FRN 채권은 보통 만기가 1년 정도로, 이자 지급 시점마다 금리 상승에 연동해 추가로 이자를 지급한다. 금리 인상기에 유리하다”고 전했다.

서학개미 올해 성적표

순매수 1위 테슬라 25% 하락…구글은 선방

올해 들어 서학개미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나스닥이 1월 말부터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1월 전체를 보면 워낙 큰 폭으로 하락한 탓이다. 2월 2일까지 해외 주식 순매수액 1위를 기록한 테슬라는 연초 이후 24.51% 빠졌다. 순매수 4위 엔비디아도 고전했다. 주가가 16.2% 하락했다.

순매수 3위 SOXL, 8위 BULZ, 11위 TECL 등 레버리지 상품 역시 성과가 부진하다. SOXL은 투자자에게 31.57%의 손실을 안겼다. 기초지수인 ICE반도체지수 하락폭(10.33%)의 세 배가량 된다. BULZ와 TECL은 2월 2일 기준 연초 이후 손실률이 각각 38.48%, 20.61%다. BULZ는 기초지수 하락폭(13.6%) 대비 약 2.8배, TECL은 3배가량 되는 손실을 기록했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일부 기술주는 비교적 선방했다. 5위 마이크로소프트와 6위 애플은 각각 6.36%, 3.39% 하락했다. 알파벳(구글)은 2.07% 상승하며 발군의 성과를 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순이익이 21% 오르며 순항 중이다. 애플 역시 매출은 11.2%, 순이익은 20.4% 증가했다. 알파벳은 지난해 4분기 매출 753억2500만달러, 순이익 206억4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2.4%, 순이익은 35.6% 늘어난 수치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알파벳은 20 대 1로 주식을 분할하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하면서 주가 반등세에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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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45호 (2022.02.09~2022.02.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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