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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러, 우크라 침공 저지 ‘국제 외교전’ 보이지 않는 안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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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안보리 의장국 러 의식 탓

    17일 회의선 美서 적극 나설 듯

    美·우크라 정상, 50분간 통화

    젤렌스키, 바이든에 SOS 초청장

    백악관 “러 침공 땐 단호히 대응”

    독일선 무장과 경제 지원 검토

    세계일보

    우크라 대통령 만난 獨 숄츠 총리 14일(현지시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왼쪽)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키예프에 있는 마리인스키 궁전에서 만나 마주 보고 있다. 키예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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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사회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침공을 막기 위한 외교전이 연일 긴박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러시아와 서방국가들 사이 안보 위기가 냉전 종식 이후 최고조에 이르렀는데도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유지해야 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약 50분간 전화 통화를 하며 사태를 논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방문을 요청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미국은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며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의 러시아 군사력 증강에 대응해 외교와 억지를 지속해서 추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수일 내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주면 (미국 지지에 대한)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라며 “상황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은 이미 대부분의 (우크라이나 주재 자국) 외교관에게 철수를 지시해 대통령 방문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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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붐비는 우크라 보리스필 공항 지난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최대 공항인 보리스필 공항의 출국장 체크인 카운터가 붐비고 있다. 보리스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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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의 무기 지원 요청을 거부했던 독일은 무기 지원을 검토할 방침이다. 독일 정부는 올라프 숄츠 총리의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독일 정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가 희망하는 무기 공급 중 일부에 대한 검토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지원 계획은 숄츠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14일에 발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숄츠 총리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한 뒤 다음 날 러시아로 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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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가 남서쪽 인접국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 13일(현지시간) 러시아 해군의 킬로급 디젤-전기 잠수함 로스토프온돈이 터키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을 지나 흑해로 향하고 있다. 이스탄불=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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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 안보리의 무기력증은 이번에도 그대로다. 유엔헌장엔 ‘유엔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확보하기 위해 유엔 회원국은 국제 평화와 안전 유지를 위한 일차적 책임을 안전보장이사회에 부여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안보리는 평화에 대한 위협이나 평화의 파괴, 침략 행위의 존재를 결정하고 권고, 나아가 군사적 조치를 취한다.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 러시아군이 증강 배치된 위성사진이 공개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지금까지 안보리 15개 이사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결의안은 물론 성명도 전원 합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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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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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교가에선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뒤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안보리는 수차례 회의 끝에 크림반도 지위에 대한 주민투표에 반대하며 각국에 그 결과를 인정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지만 통과시키지 못했다. 당사국이자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고 중국이 기권해서다. 나머지 13개국은 찬성표를 던졌다.

    여기에 러시아가 이달 안보리 의장국인 점도 우려를 더한다. 다만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가들이 보다 적극적인 유엔 외교에 나서면서 오는 17일 안보리 회의에서 유의미한 내용이 나올지 주목된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유엔 외교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 주 라이베리아를 방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엔 우리 국민 281명이 체류 중이며 15일까지 약 100여명이 추가로 철수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네덜란드) KLM 항공사가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노선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대다수 항공편은 정상 운항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주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15~18일 매일 1회 키예프발 르비브행 임차 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군용기 등을 급파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영·김선영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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