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 완화 시 원유 공급 증가 우려에 하락
러시아-우크라이나 공방전에 하락 폭 제한
미국 뉴멕시코주 러빙턴 인근의 한 유전에서 펌핑잭이 석유를 뽑아올리고 있다. 러빙턴/AP뉴시스 |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란 핵합의 문제가 공존하는 가운데 하락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90달러(2%) 하락한 배럴당 91.76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는 1.91달러(2.01%) 하락한 배럴당 92.90달러로 집계됐다.
석유중개업체 PVM의 스티븐 브레녹 애널리스트는 CNBC방송에 “원유 시장은 이란의 제재 완화 가능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긴장 사이에서 줄다리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핵합의를 복원하기 위한 최종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핵합의가 복원되면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완화해 이란이 다시 정상적으로 원유를 수출할 가능성이 커진다. 시장에선 원유 공급량이 기존 예상보다 늘게 되는 것을 우려하면서 유가가 하락했다.
CNBC는 이란과 한국이 원유 수출 재개와 동결자금 해제 건을 놓고 실무협의를 했다는 소식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에 따른 수급 불안으로 하락 폭은 제한됐다.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네 탓' 공방전을 벌였다. 가장 먼저 들려온 소식은 “우크라이나군이 친러 반군 지역에 박격포를 발사했다”는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의 보도였다. 하지만 앞서 미국 정보당국이 러시아 측이 이런 식의 자작극을 펼쳐 공격할 수 있다는 예상 시나리오를 밝힌 터라 시장은 반신반의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관영 언론 우크린폼은 자신들이 아닌 러시아 용병들이 공격한 것이라고 보도했고 그렇게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휴전 상태를 감시하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특별감시단은 이날 양측 전선에서 최소 530회의 폭발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연설에서 “상황이 어떻게 될지 정확히 모른다. 하지만 전 세계가 예상하는 게 있다”며 “러시아 미사일과 폭탄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떨어질 것이고 통신이 방해를 받고 사이버 공격으로 주요 우크라이나 기관이 폐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 탱크와 군인은 이미 마련된 세부 계획에 따라 주요 목표를 향해 진격할 것이라고 우린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 (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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