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저의 길 가겠다” 안철수 폭탄선언, 분노·당혹 교차한 국민의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긴급기자회견에서 마스크를 만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야권 단일화 결렬 선언에 “정권교체를 위해 앞으로도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일화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일단 앞세운 셈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안 후보에 대한 강한 반감과 함께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20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안 후보께서 말슴하신 충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께 실망을 드려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위해 앞으로도 계속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후 질의응답에서 “안 후보가 저렇게 말씀을 하셨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전투표 전까지만 (단일화가) 마무리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의 결렬 선언에 대해 “양쪽 책임있는 분들 사이 꾸준히 의견을 교환해왔다”면서 “(안 후보가) 갑작스럽게 이렇게 얘기를 하니 우리로선 의외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회견을 열고 “이제부터 저는 저의 길을 가겠다”며 윤 후보에게 했던 야권 단일화 제안을 철회했다.

공식 입장과 달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격앙된 반응이 터져나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단일화 제안을 하다가 갑자기 또 완주 선언을 하셨으면, 조변석개하는 입장에 대한 비판은 안 후보님과 국민의당이 오롯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유세 버스 사고로 사망한) 고인이나 이준석에게서 그 답을 찾으려고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선대본부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후보가) 다른 세상 갔다온 것도 아니고, 유체이탈도 아니고 어떻게 그리 말을 할 수 있느냐”며 “물밑에서 소통이 계속 있었고, 공개적으로는 (안 후보 측이) 상 중이니 말을 아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안 후보가 회견에서 “윤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 비판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단일화 재논의 가능성에 대해 해당 관계자는 “지금까지 저쪽 도움 받은 게 없지 않냐. 남의 선거 망칠 작정이 아니면 저렇게 말할 수가 있느냐”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간 후보 단일화를 낙관하던 선대본부 또 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21일 토론회 이후로 보다 구체적인 논의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안 후보가 저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며 “솔직히 지금은 좀 벙 찐 상태”라고 당혹감을 표시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안 후보의 향후 행보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안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으로 돌아서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까지 이에 가세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이 후보 측은 안 후보와의 연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안 후보의 이날 회견이 국민의당 ‘내부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는 일부 전망도 있다. 그간 윤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움직였던 국민의당 인사들이 이날 안 후보의 회견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올 경우 안 후보가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 [뉴스레터]좋은 식습관을 만드는 맛있는 정보
▶ [뉴스레터]교양 레터 ‘인스피아’로 영감을 구독하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