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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尹 “광주엔 복합몰 왜 없나”… ‘홀대론’ 맞물려 호남 민심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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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제기 ‘광주 복합쇼핑몰’ 파장

지역 공약서 전국 이슈로 확산 양상

與 “상생·연대 광주정신 훼손” 비판 속

野 공세에 내부적으로 곤혹스러운 상황

2030 “민주 장기집권 결과가 이거냐”

지역 여론 상생 전제 유치 쪽 기울어

尹 호남 지지율 일주일 새 12%P 급등

세계일보

사진=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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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쏘아 올린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 논란이 대선정국을 강타했다. 윤 후보가 지역 공약으로 던졌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중앙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강하게 맞서면서 전국 이슈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호남 홀대론’ 문제로 번지면서 후보별 호남 지지율이 요동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의 영향력에 대해 “그건 여론조사에 안 잡히니까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이슈로서 화제성은 있는데 실제로 호남 표를 사는 데 영향을 주는 요소냐”라며 “그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반응이 있다”고 밝혔다. 당 내부적으로는 곤혹스러운 눈치다. 수면 아래에서 잠자던 여권의 ‘호남 홀대론’이 대선 막판 다시 불거진 셈이어서다.

지역 공약 중 하나로 끝날 문제가 전국 이슈로 번진 건 민주당이 발끈하면서부터다. 지난 16일 “복합쇼핑몰을 광주시민들이 간절히 바라는데 유치를 민주당이 반대해오지 않았나”라는 윤 후보의 발언이 나오자, “상생과 연대의 광주 정신을 훼손해 표를 얻겠다는 알량한 계략에 지나지 않는다”(민주당 을지로위), “지금은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을 논할 때이지 복합쇼핑몰을 논할 때가 아니다”(민주당 송갑석 광주시당위원장)라고 여당은 반발했다. 이재명 후보 역시 지난 18일 찬반에 대한 입장은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증오와 갈등과 분열을 이용해 정치적 이익을 획득하는 행위를 극우 포퓰리즘이라고 한다”며 “나라를 망치면서 정치적 이익을 얻는 행태는 완전히 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권에서는 이 후보가 2017년 이 사안을 반대했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구를 캡처해 유포하면서 공세를 폈다.

광주에는 ‘스타필드’ 같은 복합쇼핑몰이나 프리미엄 아웃렛이 없다. ‘코스트코’ 같은 창고형 할인매장도 지난달에야 겨우 ‘롯데마트 맥스’ 한 곳이 출점했는데 국민의힘이 이와 같은 현실을 파고들면서 표심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2030세대에서는 “민주당이 장기 집권한 호남의 결과가 이것인가”라는 게시물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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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 복합쇼핑몰 입점이 추진된 것은 2015년이다. 당시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광주시는 새 특급호텔 건립이, 신세계는 복합쇼핑몰 거점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특급호텔과 복합쇼핑몰을 동시에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당시 골목상권 잠식이라는 사회적 이슈가 대두하면서 2017년 복합쇼핑몰 추진은 무산됐다. 자영업자의 밥그릇을 빼앗는다는 정치권의 반대 논리도 한몫했다.

5년 만에 다시 불붙는 복합쇼핑몰 입점의 여론은 유치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2015년에는 반대였지만 현재는 중소상인과 상생 방안을 마련한다면 유치해도 괜찮다는 여론이 많다. 중소상인과 일부 시민단체로 구성된 ‘광주시민회의’는 최근 성명에서 찬성입장을 밝혔다. 반대 목소리도 높다. 중소상인들로 구성된 ‘중소상인살리기광주네트워크’는 “대기업 유통업체에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는 복합쇼핑몰 옹호 발언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파산의 위협에 놓여있는 상공인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세계일보

광주시민들이 지난 18일 광주 북구 운암동 모 아파트 벽에 부착돼 있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들의 '선거벽보'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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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쟁점이 부각된 뒤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윤 후보는 41%, 이 후보는 34%를 기록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역별 지지율에서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지난주 같은 조사 대비 12%포인트 오른 18%를 받았다. 개별 지역구에서 승패가 결정되는 총선이나 지방선거와 달리 대선은 전국 득표율의 합산이기 때문에 민주당은 ‘텃밭’ 호남에서 악재를 만난 셈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통화에서 “서울이나 다른 지역에 복합쇼핑몰 있고 백화점 있다고 전통시장이 다 망하지 않았는데 민주당이 과한 논리를 동원해서 이슈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최형창 기자, 광주=한현묵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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