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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바이든 “푸틴, 침공 결심 확신”… 러, 우크라 접경서 전쟁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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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지는 전쟁 공포

    푸틴, 전략핵무기 발사 참관 세 과시

    서방 “러, 병력 19만명으로 증강”

    러 통신 “교전으로 민간인 사망”

    바이든 “수일 내 공격” NSC 소집

    英 존슨도 “러 전쟁계획 증거 있다”

    中 올림픽 폐회 중대 기로 전망

    세계일보

    긴장한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워싱턴 홀리 트리니티 성당에서 미사를 마치고 나서면서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워싱턴=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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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에 ‘안전핀’ 역할을 했던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리면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쟁 공포가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러시아군이 증원됐다는 분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확실한 근거가 있다면서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했다. 서방에서 쏟아지는 경고 메시지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략핵무기 훈련을 참관하며 힘을 과시했다.

    백악관은 19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언제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0일 NSC를 소집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를 둘러싼 병력 증강을 이어가고 있다”며 “수일 내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것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결심을 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 관련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 참석 중인 존슨 총리도 BBC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러시아가 1945년 이래 유럽에서 가장 큰 전쟁을 계획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증거가 있다”며 “모든 증거가 침공 임박을 가리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과 미국이 러시아 기업의 파운드화, 달러화 거래를 중단시킬 수 있다”고도 했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당시 조지아를 전격 침공한 러시아가 다시 중국의 잔치에 찬물을 끼얹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왔던 만큼 동계올림픽 폐회가 중대 국면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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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지난 19일(현지시간) 러시아 서북부 플레세츠크 우주 기지에서 수천㎞ 떨어진 러시아 동쪽 끝 캄차카반도의 쿠라 시험장을 향해 RS-24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시험발사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 상황실에서 발사 훈련을 지켜봤다. 러시아국방부 제공, 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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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는 거듭 ‘우크라이나 침공설은 헛소문’이란 반응이지만, 실제 움직임은 다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벨라루스의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를 적국으로 가정한 가상전쟁 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훈련은 우크라이나군에 반격을 가해 점령당한 영토를 되찾는다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 상황실에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함께 핵을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 탄도 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발사 훈련도 지켜봤다. 두 나라는 20일 종료 예정이던 합동 훈련을 연장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지역(루간스크, 도네츠크)의 긴장이 높아졌다는 이유다.

    접경지대를 촬영한 위성 사진도 러시아의 심상찮은 행동을 보여준다. 지구관측 위성업체 카펠라 스페이스가 지난 10일 촬영한 크림반도 잔코이 비행장 영상에는 러시아 지대공 미사일 S-400이 발사 태세로 배치된 것이 확인됐다. 미사일 발사대는 평상시 수평을 유지하지만 이 영상에서는 하늘을 향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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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인근 벨라루스의 오부즈-레스노프스키 훈련장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군이 탱크를 동원해 연합훈련을 벌이고 있다. 오부즈-레스노프스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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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C방송은 우크라이나 접경에 배치된 러시아 병력에 대한 서방 추산치가 지난주 10만∼13만명에서 현재는 13만∼15만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카펜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주재 미국 대사도 회의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부와 접경에 16만9000∼19만명을 집결해둔 것으로 평가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은 이미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친러시아 반군세력의 말을 인용해 “루간스크에서 우크라군의 공격으로 민간인 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돈바스에서 자국 국민이 숨지면 즉각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프랑스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루간스크, 도네츠크에 머무는 자국민에 지체 없이 떠날 것을 공지했다. 독일 외무부도 독일 국적자는 우크라이나를 지금 떠나라고 밝혔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주재 직원을 철수시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작심한 듯 미국과 유럽 동맹국에 원망을 쏟아냈다. 그는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경제가 붕괴하고 우리 영토 일부가 점령된 뒤 당신들의 제재는 필요 없다”며 “지금 당장 침묵을 깨고 어떤 제재를 취할 수 있는지 대답을 내놓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파트너들의 지지가 있든 없든 우리는 조국을 지킬 것이다. (무기·장비 등) 지원은 감사하지만, 이는 우리가 독촉하거나 구걸해야 하는 기부가 아님을 모두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지로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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