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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이낙연 측근 정운현 "尹 지지…괴물보단 식물 대통령 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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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8일 오전 상주 풍물시장에서 열린 거점 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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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민주당 경선 때 이낙연 캠프에서 공보단장을 맡았던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삶과 행태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정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총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인연으로 총리실에서 퇴임한 후 2년간 조건 없이 도왔다. 지난해 민주당 경선 때는 이낙연 캠프의 공보단장을 맡아 대언론 업무를 총괄했다"며 "이는 제 나름의 인간적 도리를 다하고자 함이었다"고 말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경선 결과는 참담했다. 민주당은 '사사오입'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후보를 당 대선후보로 확정했다"며 "이후 이낙연 캠프는 해산했고, 저는 본래 제 자리로 돌아왔다. 제가 도우려고 했던 사람은 이낙연 후보였고, 거기까지가 저의 소임이었다. 그래서 저는 이재명 후보를 위한 민주당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그간 진보진영에서 활동해왔던 사람으로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삶과 행태도 동의하기 어렵거니와 민주당도 이제 더 이상 우리가 알았던 그 민주당이 아니다"라며 "이제 저는 윤석열 후보를 도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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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페이스북 캡처]


그는 "윤 후보를 두고도 말이 많다. 국정 경험이 부족하고 무식하다는 지적도 있고, 또 '검찰 공화국'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그러나 저는 대통령이 만물박사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 정직성, 투철한 공인의식, 리더로서의 자질 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덜 익은 사과는 익혀서 먹을 수 있지만 썩은 사과는 먹을 수 없다"며 "혹자가 말했듯이 저는 예측 불가능한 '괴물 대통령'보다는 차라리 '식물 대통령'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덕성과 개혁성을 겸비한 진보 진영의 내로라하는 명망가들이 '전과 4범-패륜-대장동-거짓말'로 상징되는, 즉 지도자로서 치명적인 결함을 가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행태를 저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혹여라도 그분들이 '이재명 지지는 선(善), 윤석열 지지는 악(惡)'이라고 강변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천박한 진영논리로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당혹스러워하실 분이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이재명을 지지할 권리가 있듯이 제게는 윤석열을 지지할 권리가 있다. 자신이 납득할 수 없다고 해서 타인의 선택을 비난할 일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보태겠다. 특히 보수성향의 윤 후보에게 진보적 가치를 많이 충전해주겠다. 진보 진영의 '사상의 은사'로 불리는 고 리영희 선생은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고 했다. 또 윤 후보 주변에 차고 넘치는 달콤한 소리보다는 쓴소리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8년 전 정 전 실장과 우연한 기회에 같이 찍었던 방송이 기억난다"며 "그때도 정 전 실장께 보수정당도 전라도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얻고 싶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이제 그 틀이 마련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이병훈 총괄선대위원장 비서실장은 페이스북에 "정 전 실장의 행보가 안타깝고 실망스럽다"며 "분명히 말씀드린다. 이낙연 경선캠프는 경선이 끝난 후 해단식을 끝으로 공식적으로 해체했다. 정 전 실장은 그 이후에 이낙연 위원장을 대변하거나 활동한 바 없다. 사전에 논의한 바도 없다는 사실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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