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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소주 출고가 '도미노' 인상…자영업자들 '눈치게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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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 반발 걱정…주변 상권 상황 지켜보겠다"

하이트진로·무학·보해양조, 출고가 인상 예정

2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주류 코너에서 시민들이 소주를 고르고 있다. 2022.2.20/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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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원부자재값 인상에 따른 소줏값 '도미노 인상' 우려가 현실이 되자 외식 업계가 고심에 빠졌다. 자영업자들은 매장 내 소주 가격 인상을 두고 '눈치싸움'에 들어갔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소주 출고가 인상 소식에 대부분 자영업자들은 주변 상권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 시내에서 고짓집을 운영하는 A씨는 "출고가가 인상됐다고 바로 소줏값을 올리긴 어렵다"며 "주변에서 하나둘 올리는 가게가 나오면 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B씨는 "출고가 인상으로 1병에 5000원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손님들의 반발이 있을까 걱정된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서울 마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5000원으로 소줏값을 올리겠다"고 답했다. 그는 "주변 사장님들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5000원으로 가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4000원 받던 소줏값을 5000원으로 1000원 인상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는 건 소주 유통과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주 제조업체의 출고가가 오르면 도매업체의 납품 단가도 조정되면서 출고가보다 인상 폭이 커진다.

예를 들어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은 기존 1081원에서 1166원으로 85원으로 오를 예정인데, 도매 업체를 거치면 인상액이 200~300원가량 붙는다. 여기에 식당에서도 마진을 붙이면서 인상액이 1000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2015년과 2019년 소주 출고가가 인상됐을 당시 식당에서는 1000원가량 소줏값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다만 모든 식당의 소줏값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출고가 인상 폭이 크지 않아 가격을 동결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이자카야를 비롯한 술집에서는 이미 소줏값은 1병에 9000원~1만원을 받는 곳도 있어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영업자는 "병당 150원 정도 오르는데 소줏값을 굳이 올릴 필요가 있나 싶다"며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 성북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도 "한짝에 3000원, 4000원 오르는데 한 병에 1000원씩 올리면 손님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장사라는 게 주변에서 올리면 따라가는 게 답인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하이트 진로가 '참이슬'과 '진로' 등 소주 제품 출고가를 이날부터 7.9%로 인상한다고 밝히면서 소줏값 도미노 인상 우려가 나왔다. 여기에 무학과 보해양조도 인상 계획을 밝히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무학은 3월1일 주력 소주 브랜드 '좋은데이'와 '화이트'의 출고가를 평균 8.84% 인상할 예정이다. 보해양조도 내달 2일 '잎새주'를, 같은달 16일 '보해소주', '여수밤바다', '복받은부라더' 등의 출고가를 평균 14.62% 올린다.

현재 식당에서 5000원가량에 판매되는 맥주도 가격 인상을 앞두고 있어 소맥(소주+맥주)을 즐기려면 1만1000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shakiro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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