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저출산·고령화 '인구절벽' 심화…제조업 노동력·생산성 저하 '직격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50년 총 노동시간, 현재의 5분의4 수준으로 줄어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세종=김혜원 기자] 저출산·고령화를 넘어 인구가 2년 연속 자연감소하는 ‘인구절벽’ 현상은 제조업 위기와도 직결된다. 정부의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생산연령인구는 줄고 고령인구는 늘면서 경제 전반적으로 노동력 부족과 생산성 저하가 극심해질 것이라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우리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이 고령화 늪에 빠지면서 노동의 감소가 전체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24일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및 경제활동조사를 바탕으로 국회예산정책처가 추정한 결과 인구 변화로 인해 2050년 총 노동시간은 현재의 5분의 4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해 생산 활동에 투입되는 15세 이상 인구의 주당 총 노동시간은 10억6000만시간이었으나 2050년에는 76.8%(8억1400만시간)로 준다는 관측이다. 같은 기간 청년층(15~29세)의 총 노동시간은 현재의 41.8%, 30~64세는 70.9% 수준으로 급감한다. 대신 65세 이상 취업자의 노동시간은 현재의 183.2%로 늘어난다. 이는 2017년 선행연구 결과치보다 1억5000만시간 하향 조정된 것으로, 예상보다 노동 공급의 감소세가 빠르게 진행 중이라는 얘기다.

저출산과 고령화 고착에 이어 출생아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은 인구 자연감소라는 ‘3박자’가 제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우리나라 인구는 지난해 5만7300명이 자연적으로 감소하면서 최대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2070년이면 인구 자연감소 규모가 지난해의 10배 수준인 51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가리키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1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또 갈아치웠다.

주요 제조업 강국인 미국과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는 체감효과를 키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1~2020년 우리나라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이 연평균 0.9%씩 올라, 미국(0.08%)과 일본(0.32%)보다 각각 11.3배, 2.8배 ‘빠르게 늙었다’고 분석했다. 추세대로라면 2026년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은 44.9세로 미국과 일본을 앞선다.

약 50년 뒤에는 전체 인구를 연령 순으로 줄 세웠을 때 환갑을 넘긴 62세 노인이 중간에 선다. 통계청이 예상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중위연령이 2020년 43.7세에서 2070년 62.2세까지 올라가기 때문이다. 고령층의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수준도 제조업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꼽힌다. 김용춘 한경연 고용정책팀장은 "50대 이상 근로자의 월평균 보수가 2010년 261만원에서 10년 동안 410만원으로 연평균 4.6% 증가한 반면 다른 연령층은 2~3%대 수준이었다"면서 "산업 인력은 고령화하면서 노동생산성은 떨어지는데 기업 인건비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의한 인구 구조 재편은 노동력 부족과 노동생산성 감소를 1차적으로 야기할 것"이라며 "소비 성향 축소, 저축률 하락, 기업 투자 유인 약화 등을 동반해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률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저출산과 고령화를 고려하면 연평균 경제 성장률이 2026년께부터 0%대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한 바 있다.

세종=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