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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 침공에 목숨으로 조국 수호한 우크라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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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즈미니섬 국경수비대 13명, 러 회유에도 "꺼져라" 거부 후 목숨 잃어

    러 탱크 본토 진격 막기 위해 목숨 바쳐 다리 폭파한 해병대원

    뉴스1

    우크라이나 즈미니섬을 지키는 국경수비대 13명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투항 회유를 거부했고, 결국 전원 사망했다. © 뉴스1(CNN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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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함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목숨을 바쳐 조국 우크라이나를 지킨 영웅들의 얘기가 마음을 울리고 있다.

    지난 23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동·남·북쪽에서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가했다.

    러시아군은 특히 흑해와 접한 남쪽에서는 전함을 동원해 침공했는데, 우크라이나 본토 남단에서 48㎞ 떨어진 면적 0.18㎢의 작은 섬인 즈미니(뱀)섬을 지키는 국경수비대원 13명이 러시아 전함을 막아섰다.

    CNN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전함은 섬에 접근하면서 국경수비대원들에게 무전으로 2차례 "무기를 내려놓고 투항하면 유혈 사태와 불필요한 사상은 피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포격을 당할 것"이라고 회유했다.

    그러나 국경수비대원들은 러시아군의 회유를 단호히 거부하면서 욕을 섞어 "꺼져라"라고 답신했다. 결국 러시아군은 섬에 공격을 퍼부었고, 이들 국경수비대원들은 모두 목숨을 잃었다.

    CNN 등 외신들은 러시아군과 국경수비대가 주고받은 육성 교신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들 13명을 추모하면서 "즈미니 섬에서 최후까지 저항하다 모든 국경수비대원이 '영웅적으로' 숨졌다.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이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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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헤니체스크 다리를 폭파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비탈리 샤쿤 볼로디미로비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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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과 함께 러시아군 탱크의 진격을 막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젊은 군인도 있었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해병대 공병인 비탈리 샤쿤 볼로디미로비치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로 침공했을 당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州) 헤니체스크 다리에 배치됐다. 이 다리는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본토를 연결하는 요충지였다.

    러시아군이 탱크를 앞세워 밀고 들어오자 다리 방어를 맡고 있던 해병부대는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선 다리를 폭파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 때 공병인 볼로디미로비치는 다리에 지뢰를 설치하겠다고 자원했다고 한다. 지뢰 설치에 나선 볼로디미로비치는 설치 도중 자신이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폭을 선택해 다리를 폭파했다.

    볼로디미로비치의 영웅적 희생은 러시아군의 진격을 현저하게 늦췄고, 부대가 방어선을 재구축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 이 다리가 폭파되면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본토로 진격하기 위해 더 긴 경로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볼로디미로비치는 자폭하기 전 군대에 있는 자신의 형제들에게 연락을 취해 다리를 폭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형제들은 "우리 형제가 살해당했다"면서 "우리가 살아있는 한 (러시아군과) 싸울 것"이라고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볼로디미로비치의 '영웅적 행위'에 대해 나중에 훈장을 수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뒤 한 발언에서 볼로디미로비치의 희생을 언급했다.

    키슬리차 대사는 눈시울을 붉히며 "러시아 탱크의 진격을 막기 위해 젊은 영웅은 자신을 다리 위에서 자폭했다. 러시아 탱크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다리를 파괴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희생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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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로디미로비치가 폭파한 것으로 추정되는 헤니체스크 다리.©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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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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