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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러시아의 공세에 맞서 항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 이어 페트로 포로셴코 전 대통령까지 거리로 나섰다.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실탄이 장전된 기관총을 손에 든 채 "결코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한 골목에서 미국 CNN 방송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교전 지역에서 불과 2~3km 떨어진 곳에 있다는 그는 우크라이나 방위군들과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도시를 지킬 준비가 돼 있다"며 "푸틴 대통령이 얼마나 많은 병사와 미사일, 핵무기를 갖고 있든 상관없다. 그는 결코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영원히"라고 답했다.
포로셴코 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대통령직에 오른 뒤 2019년 대선에서 젤렌스키 현 대통령에게 패한 인물이다. 퇴임 후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자들의 자금조달을 돕는 대량의 석탄 판매에 관여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수사 중이던 작년 12월 우크라이나를 떠나 유럽에 머물렀으나,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돕겠다며 자진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는 포격과 장갑차는 물론, 미사일까지 동원해가며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향해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방의 제재가 잇따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위협 카드까지 꺼내 든 상황이다.
양국이 한국시간으로 28일 오전 벨라루스에서 회담에 나선 가운데 우크라이나에서는 군인들은 물론, 정계인사와 국민들까지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 직접 전투에 나서지 않는 국민들도 헌혈하고, 군수 물자를 나르는 등 항전을 이어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화염병을 만드는 영상이 다수 게재됐고, 한 우크라이나 맥주회사는 아예 맥주병을 활용해 화염병 제조에 나서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예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서부 도시 르비브(Lviv)에 위치한 맥주회사 '프라브다 브루어리'는 자사 맥주병을 활용해 화염병을 제조하고 있다. 브루어리 직원인 유리 자스타프니는 SNS에 화염병 사진을 게재하고 "맥주는 나중에 빚을 것"이라고 적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는 귀국한 지원병을 비롯해 약 13만명에 달하는 민병대가 조직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미스 우크라이나인 아나스타샤 렌나도 SNS에 총을 든 사진을 공개하며 "러시아군과 싸우기 위해 입대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항전 의지를 밝힌 국민에게 소총 등 1만8000여개 병기를 지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난 26일(현지시간) 키예프 거리에서 찍은 영상에서 "나는 여기 있다. 우린 무기를 내려놓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아이들이 있는 조국을 지켜낼 것이다"라며 항전 의지를 다졌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는 해외 도피를 돕겠다는 미국의 제안에 "나는 대피할 수단이 아닌 탄약이 필요하다"고 회신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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