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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단일화 어려워져…끈 놓지 않겠다" 尹측 '4자구도' 전략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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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지 안철수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차를 돌려서 가겠다’는 단일화에 대한 의지 표명이 어제 회견에 담긴 윤석열 후보의 진심입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28일 오전 당 선대본부 회의에서 한 말이다. 그는 “국민의힘과 윤 후보는 민주당의 흠집 내기와 이간계에도 굴하지 않고 정권교체를 통해서 더 크게 하나 되는 대한민국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며 “국민께서 정권교체와 통합을 반드시 이뤄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중앙일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강원 동해시 천곡회전교차로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윤 후보는 선거 전까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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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본부장의 말마따나 국민의힘은 일차적으론 사전투표 전, 그때까지 안 되더라도 본 투표 전까지 안 후보와의 단일화 문을 열어두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 상황에서 윤 후보와 안 후보의 결합이 어려워졌다는 점도 인정하고 있다. 권 본부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가 어려워진 것은 솔직히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단일화 끈을 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한다”고 했다.

“끈을 놓지 않겠다”는 당 지도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선 “이미 단일화는 물 건너갔다”(영남지역 중진 의원)는 의견이 많다. 선대본부에선 안 후보의 완주를 기정사실로 하고 ‘4자구도’의 대선 전략을 짜는 중이라고 한다. 이는 '할 만큼 했다'는 내부 기류와 연관돼있다. 윤 후보 측 대리인인 장제원 의원은 안 후보 측에 “당선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공동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양측이 합의안까지 도출했다가 막판 안 후보의 거부로 무산됐다는 게 국민의힘 측 주장이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선 “윤 후보가 후보직을 제외하고 줄 수 있는 모든 걸 내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인수위에선 차기 정부의 국정 과제 및 철학, 방향을 결정하고 청와대 참모 및 내각 인선까지 논의한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인수위 공동운영이란 단순히 국무총리나 장관 몇 자리를 주겠다는 거래의 성격이 아니라, 차기 정부 구상 및 인선을 시작 단계에서부터 함께하자는 의미”라며 “윤 후보가 이를 전면 수용한 것 자체가 단일화에 임한 우리의 자세가 진심이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 측에선 “안 후보가 직접 인수위에 참여해도 좋다”는 제안도 했다고 한다. 양측이 대등한 위치에서 ‘공동 인사권’을 행사하기 위한 일종의 담보 성격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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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전북 고창전통시장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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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민의힘에 따르면 안 후보 측에선 대선 이후 양당 합당을 전제로 국민의힘의 핵심 당직과 관련한 구체적인 요구도 전달했다고 한다. 서울ㆍ부산ㆍ인천시당위원장을 양측 인사가 공동으로 맡고, 당 최고위원 2명에 대한 지명권 및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임명권도 요구했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이 요구 역시 전면 수용 방침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안 후보 측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의견을 한 번도 제시한 적이 없다. 그건 국민의힘에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의견을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인수위 공동운영 제안이 파격적인 것 아니냐’는 기자들 질문에 이 본부장은 “그건 굉장히 일방적인 질문”이라며 “파격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굉장히 평범하다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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