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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토론 전 일정 뺐던 李·尹…경쟁하듯 우크라이나 대사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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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대선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서울 집중 유세를 펼치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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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토론이 열리는 당일엔 토론 준비를 위해 모든 공식 일정을 비워뒀던 대선 후보들의 불문율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깨지게 됐다. 2일 마지막 법정 TV토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대사를 접견했다. 이 후보는 오후 3시 화상 면담을 통해, 윤 후보는 오후 5시 30분에 당사에서 포노마렌코 대사를 직접 만나 애도와 지지를 표했다. 양당 대선 후보가 경쟁하듯 일정의 최우선순위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할애한 것이다.

두 후보는 모두 포노마렌코 대사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언급한 것도 같았다. 반면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 여부를 두고는 입장 차이가 드러났다.

이 후보는 포노마렌코 대사에게 “(이번 사태에) 국제 공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대한민국 정부의 참여가 약속됐지만 차기 이재명 정부에서도 평화를 위해, 그리고 러시아군의 조속한 철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제재’를 직접 언급하기 보단 ‘국제 공조’라는 외교적 표현을 사용하는 우회적 화법을 쓴 것이다.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대해서도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러시아에 대한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려는 듯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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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일 서울집중유세에서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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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윤 후보는 "명백히 국제법을 위반한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한다"며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또한 "우크라이나 대통령께서 신청하신 EU 가입이 조속히 실현되길 희망하고 강력히 지지한다"며 이 후보와 달리 공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실용 외교’와 ‘힘에 의한 평화’라는 두 후보의 외교 노선의 일부가 드러난 모습이었다.

이런 두 후보의 행보는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선거의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음을 보여준다. 전쟁을 겪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통해 위기 속 안정적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하려 한다는 것이다. 최진 대통령 리더쉽연구원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내 안보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그 어떤 국내 이슈보다 중요한 변수가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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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를 접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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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뿐 아니라 양당 역시 이런 안보 국면에 올라타려는 듯 전직 장병과 장성의 지지를 끌어모으는 세 불리기 경쟁에 나섰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세 시간 차로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예비역 장병과 장성들의 각 후보 지지 선언을 공개했다.

첫 포문은 민주당이 열었다. 민주당은 오전 11시 국회 본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비역 장병 7만 명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엔 김용만 예비역 공군 중위(백범 김구 증손자)와 부석종 전 해군참모총장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은 “병과 부사관, 장군 등 각 계급을 망라한 장병 수만 명이 대선 후보를 지지한 것은 처음”이라며 ‘7만명’이란 숫자를 과시했다.

민주당의 예비역 장병 지지 선언이 계급을 망라한 ‘인해 전술’에 가까웠다면, 국민의힘은 역대 최대의 예비역 장성 지지 선언을 끌어냈다고 자평했다. 전체 지지 숫자보단 지지 인사들의 군 내 비중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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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과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예비역 장병·장성 여야 대선 후보 지지선언'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위는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선언한 예비역 장병·유공자 후손 및 참전용사. 사진 아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지 선언한 예비역 장성들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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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오후 2시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예비역 장성 1300여명이 시국선언과 함께 윤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고 밝혔다. 지지 선언엔 6.25 참전 용사인 이희근 전 공군참모총장과 문재인 정부에서 군 지휘부를 맡았던 전진구 전 해병대 사령관, 심승섭 전 해군참모총장 등이 함께했다. 윤 후보 측 선대본부 국방정책위원장인 김용현 전 중장은 “대한민국 성우회 예비역 장성 2200여 명의 절반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지선언"이라 강조했다.

박태인·윤지원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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