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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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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윤·안 단일화에 “야합” 비판···한편에선 ‘정권교체 구도 강고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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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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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터에서 열린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 사회로’ 여성 유세에서 ‘기적’이란 꽃말을 가진 파란 장미를 들고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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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3일 윤석열 국민의힘·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간 단일화를 ‘기습 야합’으로 규정하며 “국민들이 단일화 진행 과정을 지켜보셨기 때문에 엄정한 심판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윤·안 후보의 단일화 진행 과정을 문제삼아 ‘진정성’을 낮춰 보면서 지지층의 결집을 비롯한 ‘역풍’을 기대했다. 하지만 야권 두 후보의 결합이 ‘정권교체’ 구도를 뚜렷이 해 민주당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등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읽혔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윤·안 후보의 단일화 기자회견 시간인 오전 8시 긴급 본부장단회의를 연 뒤 9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장을 밝혔다. 우상호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새벽에 갑자기 이뤄진 윤·안 두 후보의 단일화는 자리 나눠먹기형 야합”이라면서 “우리에게는 아직 6일의 시간이 남았다. 당원과 지지자들이 비상한 결의로 나서주시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서울 중구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정순택 베드로 서울대교구장을 만난 뒤 입장문을 통해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지만 사실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격적으로 이뤄진 윤·안 후보 단일화에 당혹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두 후보가 책임 전가 끝에 전격적으로 단일화에 합의한 점, 합의문의 통합정부 개념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단일화를 비판했다. 우상호 본부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지율이 정체됐던 윤 후보가 마지막에 돌파구를 내리라 계산은 했지만 사전투표 하루 앞 전격 발표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 본부장은 윤·안 후보가 단일화 합의문에 발표한 ‘공동정부’는 민주당이 추진한 ‘통합정부’와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두 후보는 통합정부 구상을 밝히지 않아서 궁금하다. 둘이서 만난 것을 통합이라고 말한 것인가”라며 “적어도 DJP 연합은 어떤 정책을 같이 하고, 누가 총리를 맡으며, 내각 구성을 어떻게 할지를 밝혔다”고 말했다. 우 본부장은 그는 윤·안 후보 단일화가 이재명·김동연 후보 단일화와 달랐다며 “(이·김 후보는) 어떤 생각 가졌는지 국민 앞에 토론회를 했고, 단일화 합의도 공식발표했고, 후속조치로 김 후보가 사퇴를 결정했다”고도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유능함’을 강조하고 ‘더 나은 정치교체’를 위한 정치개혁 추진 의지를 계속해 밝히는 한편 야권 단일화를 평가절하하며 중도층에게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지지층 흡수도 기대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안 후보 지지자들의 표 절반 정도는 우리에게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안 후보 단일화가 ‘정권교체 대 정권재창출’이라는 구도를 더욱 공고히할 수 있다는 점은 민주당에게는 고민거리다. 민주당은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까지 당론으로 정하며 ‘정치교체’를 전면에 내걸었지만, 윤·안 후보가 통합정부 등 민주당이 내세운 정치개혁안을 다수 단일화 합의문에 담으면서 “더 좋은 정권교체”를 내건 만큼 민주당이 기대했던 ‘정치교체’ 효과가 반감될 위기에도 놓였다.

선대위 관계자는 “민주당도 이·김 후보 단일화를 먼저 한 입장이라 상대 단일화를 비판하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며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이나 양당 정치에 염증을 느낀 중도층의 반발 등 ‘역풍’이 부는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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