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DB 및 재판매 금지]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장재은 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정전을 위한 협상과 관계없이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을 무력화하기 위한 러시아군의 군사작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아노보스티·AP 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을 통해 생중계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 초 우크라이나에 대화 제안을 보낸 뒤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하지만 군사작전은 계속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는 인프라를 그대로 둘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위협하는 인프라를 제거하는 의미의 러시아군 작전은 끝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을 무력화하는 '탈군사화'를 주요 작전 목표로 설정했었다.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 맞서는 방어벽으로 바꾸려고 계속 우크라이나를 무장시키고 병사들을 훈련하며 군사기지를 구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이번 군사작전의 표적이 우크라이나의 군 시설과 군사 인프라라고 주장하지만, 민간인과 민간 시설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최근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를 서방의 '공포 조장'이라고 일축했다.

동시에 핵전쟁 가능성 얘기는 러시아가 아니라 서방 국가들과 우크라이나가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는 긴장 고조를 위한 목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핵전쟁 얘기는 지금 이미 나오고 있다"면서 "모두가 이 전에 나온 발언들과 이 발언들을 하는 인사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먼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이 얘기를 꺼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뒤따랐다고 지적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핵전쟁과 제3차 세계대전 얘기는 서방이 러시아혐오주의를 조장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은 대중을 지속적인 긴장 상태에 붙잡아 두기 위해 이 주제가(핵전쟁과 3차대전 주제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3차 세계대전은 핵전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며 핵 위기는 서방 정치인들이나 고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핵위기론을 '서방의 히스테리'라고 주장하면서 긴장 고조의 책임이 서방에 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자 지난달 27일 핵무기를 다루는 자국 전략부대에 비상 전투태세 돌입을 지시한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과의 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언젠가는 우리가 어쨌든 합의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대화는 평등한 것이어야 하는데 이에 대해 아직 우리 서방 파트너들은 준비가 되지 않다"고 지적했다.

cjyou@yna.co.kr,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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