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키이우 인근 러시아군 진군 못해…휘발유 이어 식량도 동나기 시작"
러시아군, 흑해 항구도시 헤르손 장악…마리우폴도 포위
이동하는 러시아군 차량 |
(서울·테헤란=연합뉴스) 장재은 이의진 기자 이승민 특파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들을 포위·장악해 나가고 있다.
수도 키이우(키예프)와 제2의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 전투에서는 러시아군이 고전하는 모습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8일째인 3일(현지시간) 마리우폴, 체르니히우 등 주요 도시에서의 민간인 사상자도 속출했다.
미국 국방부는 키이우를 향하던 러시아의 긴 차량행렬이 작전상 대오가 아니라 보급 차질 때문에 진군을 멈췄다고 분석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많은 사례를 고려할 때 행렬에 말 그대로 연료가 떨어졌다"며 "이제 러시아는 병사들에게 먹일 음식까지 동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키이우를 향한 러시아 진군은 사흘째 멈춰있는 상태다.
미국 언론들은 민간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무려 64㎞에 이르는 러시아군 차량 행렬이 키이우 도심에 27㎞ 정도까지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키이브로 향하던 64㎞ 차량행렬 |
영국 국방부는 "지난 사흘간 식별할 수 있는 진전이 거의 없다"며 "우크라이나의 완고한 저항과 기계 고장 등이 정체 이유"라고 설명했다.
클리치코 시장은 야간에 발생한 폭발은 러시아군 미사일을 요격한 것이라며 난방 시설이 일부 파괴됐으나 수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방 군사·정보 당국은 주요 도시를 공략 중인 러시아군이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제외하고는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 무차별 폭격에 박살 난 우크라 하르키우 카페 |
남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은 헤르손을 점령했고, 마리우폴을 완전히 포위하는데 성공했다.
러시아군은 전날 밤 헤르손에 진입해 검문소를 설치하고 기차역과 항구, 관공서를 장악했다.
이고르 콜리카예프 헤르손 시장은 성명에서 "시내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전혀 없고, 생존을 바라는 민간인들 뿐"이라면서 "외출하려면 여럿이 함께 낮에만 집을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인구 30만명의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가까운 흑해 연안 도시로 전략적 요충지로 분류된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현지 방송을 통해 러시아군이 민간인 대피로를 차단하려고 도시 주변 철도 등 주요 시설을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이첸코 시장은 "지난 24시간 동안 공격이 끊이지 않았으며, 현재 수도와 전력 공급이 끊겼다"면서 "복구를 위해서는 휴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도 키이우 북동쪽의 교통 요지 체르니히우에서는 이날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민간인 다수가 사상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 연설 영상을 통해 러시아군을 상대로 자국군이 잘 버티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국군의 방어선이 러시아군을 상대로 밀리지 않고 있다며, 연일 해외에서 무장을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러시아군이 전략을 바꿔, 도시 내 민간인을 겨냥해 포격을 감행하고 있다면서 이런 사실 자체가 속전속결을 노렸던 러시아의 초기 전략이 통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주요 군사·기반 시설을 동시 공격해 무력화한 후 정권의 항복을 빠르게 받아내려 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군은 초기에 민간인을 노린 무차별 공격은 자제하는 모습이었지만 최근 주요 도시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러시아군 무차별 폭격에 지하실에 병동 차린 우크라 병원 |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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