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 원자력발전소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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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나는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2차 정전협상에서 최소한의 민간인 대피 통로 마련에 합의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주요 도시 공세는 더 거세져, 민간인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러시아군이 첫 번째 주요 도시 헤르손을 점령한 지 하루 만에 마리우폴·체르니히우 등 주요 도시를 포위했으며, 이 과정에서 맹렬한 공격을 퍼부어 인도주의적 위기는 심화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재난 당국은 러시아군이 키예프 북동부에 자리한 거점 도시 체르니히우 곳곳을 폭격한 후 33명이 사망했다고 이날 밝혔다. 체르니히우는 수도 키이우와 간선도로로 연결돼 있다. 러시아군이 이곳을 점령하면 키이우 북동쪽 방면 진입이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또 우크라이나 동남부 자포리자주 에네르호다르에 있는 원자력발전소가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 이 지역은 전날까지 에네르호다르 주민 수천 명이 "원전을 지키겠다"며 인간 바리케이드를 치고, 러시아군의 진입을 막아섰던 곳이다. 아직 민간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날 유엔난민기구(UNHCR)는 러시아의 공세가 지속할 경우 전체 전쟁 난민은 100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해외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하는 400만명을 포함한 수치다. 앞서 UNHCR은 개전 후 지금까지 100만명의 우크라이나인이 국외로 빠져나갔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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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벨라루스 브레스트주 벨라베류 숲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2차 정전협상도 민간인 대피가 주요 의제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양측은 격화하는 주요 도시에서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 마련에 합의했다. 향후 이를 위한 일시 휴전에 관해서도 협의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교전 지역에 의약품과 식량 보급에 대해서도 양측이 공감대를 가졌다고 말했다. 벨라루스 현지 언론은 3차 협상이 다음 주 초 열릴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협상 결과에 대한 양측의 온도 차는 달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세를 멈출 수 있는 휴전협상을 원했지만, 러시아 측은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등 우크라이나가 무기를 내려놓을 때만 휴전협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적 통로' 마련에 대해 "성과에 있었다"고 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민간인을 방패로 삼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래서 교전 지역에서 민간인이 빠져나가면 나면, 러시아군의 공세가 더 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도 이런 과정을 거쳤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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