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사진 제공=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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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5일(현지시간)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지만 입장차를 드러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에 맞선 국제사회의 '단결'을 강조했지만, 왕이 부장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유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진 때문이라는 러시아의 주장을 옹호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부당하고 계획적인 전쟁'이라고 규정하며 어떤 나라가 자유와 자결권, 주권이라는 기본적 원칙을 옹호하는지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세계는 러시아의 침략을 거부하고 이에 대응하는 데 있어 합심해 행동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분명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왕이 부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시종일관 사안 자체의 시비곡직에 따라 입장과 정책을 결정해 왔다"고 말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유엔총회의 결의안 표결, 러시아의 인권침해 조사위원회를 설치하는 유엔 인권위원회의 표결에서 기권했다.
왕 부장은 우크라이나 문제가 주권 존중과 영토보전,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등의 원칙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직접 협상할 것을 장려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나토의 연속적인 동진이 러시아 안보 환경에 조성한 영향을 중시한다"며 러시아의 입장에 대한 연대 의식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그동안 각국 주권이 존중돼야 한다는 원칙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러시아의 안보 우려가 해소돼야 한다는 식으로 러시아의 입장을 두둔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두 사람이 현재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5일 탄도 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간 것으로 추정된다.
왕 부장은 또 최근 미국 외교·안보 분야 전직 고관들이 사실상 조 바이든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대만을 찾은 일을 염두에 둔 듯 미국의 최근 행동에 "엄중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통화는 지난달 22일 이후 12일만이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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