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루블화 하락속도 빠르지만 하락폭은 훨씬 작아"
서방권 강력 제재에 대응책 마련 부심하는 푸틴 |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5일(현지시간)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동결과 러시아 은행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배제 등의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미친 충격을 분석하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두고 접경지대에 병력을 집결시킨 이래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는 33% 하락했다.
하락 속도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나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 당시보다 빠른 편이다.
다만, 하락 폭은 루블화 가치가 반 토막 났던 2014년이나 루블화가 70% 폭락했던 1998년보다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는 1998년 금융위기 당시엔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고 통화 방어를 중단했고, 2014년에는 서방의 대러 제재로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러시아를 떠났었다. 이번 러시아 자산의 급격한 매도는 러시아 경제에서 25년 사이 4번째 금융 위기에 해당한다.
이전보다 충격 정도가 덜한 듯 보이는 이유와 관련해 이코노미스트는 푸틴 대통령이 수년간 서방과의 금융 대결을 준비해왔다는 점을 지목했다.
2015년 이후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가치가 71% 증가했지만, 대부분이 금과 중국 위안화 형태이고 미국과 프랑스 등에 있는 자산은 줄었다는 것이다.
다만,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의 70%는 여전히 대러 제재를 가한 국가들에 남아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 정부가 수출기업의 보유 외화 80% 매각과 외국인들의 러시아 자산 매각 금지를 강제하지 않았다면 루블화가 더 약세를 보였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러시아의 유일한 희망은 주요수출품의 가격 급등이다. 유럽 국가들은 에너지 판매를 제재에서 제외해 소비자들이 러시아 천연가스를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보다 배 이상 오른 가격에 계속 살 수 있게 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와 석유 수출액은 러시아 정부 예산의 3분의 1과 맞먹는다.
그러나, 가격 상승으로 큰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였던 러시아 에너지 회사들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러시아 주식시장은 일주일째 폐쇄돼 있다. 런던 시장에 상장돼 있고 모스크바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4개 러시아 석유·천연가스 기업의 가치는 거래중단 전보다 97% 하락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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