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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북한군 6명 탔는데…NLL 넘은 北선박, 하루 만에 송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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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이 대통령 선거 전날에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나포했던 북한 선박과 탑승자들을 하루 만인 9일 북측에 송환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선박 탑승자 대부분은 북한군이었다. 군 안팎에선 "귀순 의사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북한 군인들이 대선을 코앞에 두고 느닷없이 월선한 경위를 제대로 따지지 않고 되돌려보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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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북한군 연안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6월 21일 북한 대수압도 앞바다에 정박 중인 북한군 경비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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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에 따르면 군 당국은 9일 오후 2시쯤 북한 선박 1척과 탑승자 7명 전원을 NLL 일대에서 북측에 인계했다. 전날 나포 당시엔 이들을 뒤따라오던 북한군 경비정이 NLL을 침범해 해군 참수리 고속정이 40㎜ 함포로 경고 사격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군복 차림 6명은 실제 북한군



생포된 7명 가운데 6명은 군복 차림이었는데, 관계기관이 조사한 결과 북한 군인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북한 선박은 항로 착오 및 기계적 결함으로 월선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섬과 섬 사이에 이삿짐을 선박으로 옮기기 위해 이동 중 해무로 인해 방향을 상실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사 과정에서 배 안에 이삿짐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일부 남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군 당국은 이들이 어느 부대 소속인지 등 구체적인 신원에 대해선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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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인근 NLL 침범 북한 선박 나포.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군 관계자는 송환 배경과 관련해선 "승선자 모두 귀환할 때까지 식사를 거부한다고 주장하는 등 북한 복귀를 강력히 희망했다"며 "귀순 의사만 고려한 것이 아니라 매뉴얼과 절차에 따라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충분히 조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 안팎에선 "북한 군인의 월선 사건인데 조사도 송환도 너무 빠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군 소식통은 "과거에도 민간 어선 등이 기관 고장이나 연료가 떨어져 표류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해주고 해상에서 돌려보낸 일이 있다"면서도 "북한 군인의 경우 얘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만에 뭘 조사하겠나. 진술에만 의존했을 것"이라며 "대선이라 예민해서 빨리 송환해버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혹시 대선에 미칠 여파를 의식해서 속전속결로 송환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다.



시신 태우더니, 이번엔 월선 감행



전날 이들을 뒤쫓으며 NLL을 침범해 7분간 우리측 해상에 머물렀던 북한군 경비정의 행태도 수상한 대목이다. 그간 북한군이 코로나19 감염을 이유로 외부와의 접촉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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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9월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던 공무원이 북한군에 사살됐을 당시 피격 지점으로 추정되는 북한 황해남도 등산곶 앞바다. 당시 북한군은 코로나19 감염을 이유로 시신을 해상에서 불태웠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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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은 지난 2020년 9월 서해 상에서 표류하던 공무원을 사살한 뒤 배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시신을 불태워버렸다. 또 지난 2018년 ‘9ㆍ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북한 함정의 NLL 침범이 발각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군이 대선을 틈타 남측의 대응 태세를 확인해보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송환 문제를 빌미로 도발까지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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