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장서 21% 점유…해외 생산 부품 조달 불가능해지자 생산 중단
모스크바에 위치한 라다 전시장 |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구(舊)소련 시절부터 인기를 끌었던 러시아의 국민 자동차 '라다' 공장이 가동을 멈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라다가 국제사회의 제재 탓에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조달할 수 없어 생산을 멈췄다고 보도했다.
라다의 생산에 필요한 각종 부품 중 20% 이상이 수입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에서 핵심 전자부품 등 러시아에서 자체 생산할 수 없는 부품들이다.
라다는 러시아가 자체 생산하는 자동차 중 실제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유일한 브랜드로 꼽힌다.
지난해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2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라다 공장 가동이 중단된 것은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작지 않은 충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과 도요타, 현대 등 국제 자동차 업체들이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 내 생산을 중단한 상황에서 자체 브랜드까지 공급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WSJ은 러시아의 경제가 우크라이나 침공이 부른 국제사회의 제재의 충격을 느끼기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다의 모회사인 아브토파즈는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이 공장 가동 중단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아브토파즈 대변인은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해선 언급을 거부했다.
1966년에 설립된 아브토파즈는 2007년 민영화됐다.
프랑스의 자동차 기업 르노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 경영하는 러시아 방산기업 로스텍이 대주주다.
라다의 생산 중단은 르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라다의 모기업 아브토파즈가 지난해 판매한 자동차는 35만대로 르노가 전세계에서 판매한 자동차 중 12%를 차지한다.
르노 관계자는 러시아 시장 상황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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