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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시론]우크라이나 사태로 본 한미동맹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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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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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예비역 중장·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포격을 시작으로 러시아군의 공격이 개시했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일어난 최대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일반인은 물론 많은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공격을 우려했지만 실제 침공으로 이어질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는 믿고 싶지 않은 것은 믿지 않으려는 인간의 심리가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미국이 자국 국민의 우크라이나 여행을 금지시키고 우크라이나로부터 미국인을 철수시킨다는 것은 이미 전쟁이 임박했다는 뜻이었다. 안보 위협이 상존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유념해야 하는 부분이다.

러시아 침공 이후 EU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인도는 침묵을 지키고 있고 중국은 러시아를 두둔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북한은 아랑곳하지 않고 전략무기 개발과 핵능력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은 안보의식을 다시 한 번 제고해야 한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교훈은 우리의 안보는 우리 스스로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하며 비겁한 평화 보다는 당당한 평화를 선택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지만 갖고 되는 것이 아니며 희생을 바탕으로 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와 우크라이나는 안보 위협이 비슷하지만 근본적으로 틀린 부분이 있다. 우선, 우크라이나는 홀로 있지만 우리는 주한미군이 있다. 만약 우크라이나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었다면 러시아가 공격할 수 있었을까?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하려는 것을 막고 러시아에 합병하고자 이번 침공이 이뤄진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주한미군의 주둔은 주둔비용과 가끔씩 일어나는 범죄 등으로 역기능이 부각되기도 하지만 북한을 비롯한 주변국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가장 확실한 존재임에는 틀림이 없다.

주한미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 한미동맹의 상징이다. 우리는 지난 70년 동안 한미동맹이 제공해 주는 안전을 바탕으로 외자를 유치하고 경제를 발전시켜 남부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그러는 동안 북한은 1인 독재국가로 바뀌었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핵무기는 없지만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이 있어 걱정 없이 살 수 있다. 그럼에도 불안하다. 그 이유는 남에 나라에 자기의 안보를 맡기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미국에 지속적으로 우리 입장을 이해시키고 동시에 우리의 국방력을 키우고 한미 군사동맹이 주는 혜택만이 아닌 책임도 명심해야 한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유엔의 고유 기능인 분쟁 억제와 해결이 얼마나 제한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제대로 된 결의안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이미 이런 과정을 거친 유엔군사령부가 있다. 지난 몇 년간 유엔군사령부의 존립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보듯이 유엔의 군사기구를 없애기는 쉬워도 다시 만들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반도에 있는 유엔군사령부는 주한미군 만큼이나 우리의 안보를 위해서 중요한 것이다.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하리라 믿는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 북한의 몰상식한 행동으로 평화와 안정이 위협 받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나라가 중국과 미국 사이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것이 군사동맹의 진짜 비용이다. 우리가 월남전에 참전했던 것도 비슷한 경우이다. 우리는 월남전 참전으로 25,000 명의 전사상자가 났지만 경제 발전과 한반도의 안전을 향상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것이 외교력이다.

주한미군과 유엔군 사령부가 우리나라 안전의 중심에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구조가 영원히 지속되리라고 믿고 안보를 등한시하면 또다시 노예가 된다. 자체 핵무장을 포함한 자주 국방력을 지속적으로 키우고 이러한 우리의 입장을 미국에게 계속해서 설명하고 설득해야 우리는 안전 할 수 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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