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 2019년 10월 이후 처음
떼창·함성 금지된 ‘무함성 공연’에도 1만5000 관객 열기
“공연은 관객·가수 한자리 있어야 완성…드디어 고향에 왔다는 생각”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열어 2년 반 만에 국내 팬들을 직접 만났다. ‘다이너마이트’ 무대를 하고 있는 BTS. 왼쪽부터 순서대로 지민, 제이홉, 진, 정국, 알엠, 슈가, 뷔. 빅히트 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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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일 2년 반 만에 국내에서 대면 콘서트를 열어 직접 팬들을 만났다.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서울’ 첫 콘서트가 열린 이날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인근은 ‘아미’(BTS 팬)들로 가득했다. 콘서트가 시작되기 두어 시간 전부터 서울지하철 종합운동장역이 들썩였다. 아미들은 서로 “오랜만”이라며 인사를 하고 “설렌다”며 대화를 나눴다. 망원경과 음료 등을 파는 상인들도 콘서트장으로 향하는 길목에 늘어섰다.

이날 공연을 보러 온 관객은 약 1만5000명. 주경기장이 수용할 수 있는 10만명의 6분의 1도 채 되지 않지만 코로나19 유행 이후 최대 규모다. 앞서 BTS는 2019년 10월 마지막 대면 콘서트 이후에도 여러 차례 국내 공연장을 빌렸지만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번번이 온라인 생중계 방식으로 팬들을 만나야 했다. 이날 BTS 콘서트는 2년 이상 중단됐던 대규모 공연의 부활을 알렸다.

무대에 오른 리더 알엠(RM)은 “마침내 우리가 주경기장에서 다시 만났다. 너무 오랜만”이라며 “나중에 이런(함성을 지르거나 자리에서 일어설 수 없는) 콘서트도 있었다고 자식들에게 말할 수 있는, 최고의 안주거리를 선사한 역사적인 공연을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멤버 뷔는 “예전에는 텅 빈 객석 앞에 카메라만 놔두고 공연을 했는데, 지금은 아미 분들이 이렇게 여기 계시니까 너무 감동이고 설렌다”고 말했다. 진은 “온라인으로 보고 계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 어디에 있든 후회 없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슈가는 “질서정연한 모습 너무 고맙다. 마이크를 타고 들어오는 함성이 그립긴 하지만 여러분들의 마음이 다 전해진다”며 “이번 콘서트는 단체 무대로만 가득 채웠다. 여러분에게 저희를 오래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지만, 저희가 아미분들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이홉은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몰라 여러분을 그리워하며 지냈다. 공연은 정말 관객과 가수가 한자리에 있어야 완성되는 것 같다. 그동안의 아쉬움이 여러분을 본 순간 완벽하게 정리됐다”고 했다. 지민은 “그동안 얼마나 기다리고 아쉬워 하고 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드디어 집에, 고향에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어 뭉클하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좋은 시간을 보낸 것 같아 기분이 정말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열어 2년 반 만에 국내 팬들을 직접 만났다. 빅히트 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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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관객들은 주최 측의 안내에 따라 질서 정연한 모습을 보였다. 입장 전 1m 거리 유지도 대체로 지켜졌으며, 본인 확인과 체온 측정 이후 입장했다. 떼창이나 함성이 금지된 ‘무함성 공연’임이 콘서트장 곳곳에 안내됐고, 관객들은 보라색 응원봉과 공연장에서 배부한 종이 ‘클래퍼’를 두드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관객의 육성 대신 녹음된 함성소리가 스피커에서 송출됐다.

하루에도 확진자가 30만명 이상 발생하는 시기인 만큼 팬들은 어렵게 입장권 예매에 성공하고도 코로나19에 감염돼 콘서트에 오지 못할까 마음을 졸였다. 홀로 부산에서 온 최모씨(43)는 “티케팅을 성공한 이후에는 거의 집에만 있었고, 가족들에게도 최대한 감염되지 않게 방역을 ‘단디’ 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며 “주변 다른 아미들도 마스크를 두 개씩 쓰고 다니는 등 조심에 조심을 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그는 “오프라인 콘서트가 열려 너무 기쁘다”며 “BTS가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소통도 많이 하고, 온라인 스트리밍 콘서트도 열어서 부족함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직접 보고 싶은 욕심이 난 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했다.

10일 그룹 방탄소년단(BTS) 콘서트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인근에서 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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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구하지 못한 이들도 콘서트장을 찾았다. 벨기에에서 온 단국대 교환학생 인사프는 “교환학생이라 한국 신분증이 없어 이번 티케팅에 참여하지 못했다”며 “분위기라도 느끼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 BTS를 좋아했다는 그는 2019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콘서트 ‘스픽 유어 셀프’를 직접 봤고, 2020년에는 ‘맵 오브 더 솔’을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관람했다. 그는 “대면 콘서트에서 직접 보는 것은 분위기가 다르다”며 “비록 콘서트는 보지 못하지만 BTS에게 ‘사랑한다. 예술을 계속해달라. 항상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게 영감을 줘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콘서트는 10일에 이어 12~13일에도 진행된다. 10일과 13일 공연은 온라인에서 동시 스트리밍되고, 12일 공연은 영화관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라이브 뷰잉’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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