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이코노미스트지 분석…전분야 '살균식 억제'로 자멸 유도
"우크라전 결과 상관없이 푸틴정권 있는 한 지속 불가피"
바이든 미 대통령과 푸틴 러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이 소련 해체를 유도한 봉쇄정책을 러시아를 겨냥해 구사하기 시작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전략가들이 냉전기 교훈을 다시 깨닫고 있다"며 14일(현지시간) 안보 전문가들 견해를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라서 미국이 냉전시기 전략을 되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봉쇄정책은 미국이 냉전기에 공산주의 세력확장을 틀어막아 소련이 내부 문제 때문에 스스로 붕괴하도록 한 장기 전략을 뜻한다.
이 개념을 창안한 미국 외교관 조지 케넌(1904∼2005)은 1947년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 기고문에서 "러시아가 평화롭고 안정된 세계의 이익을 침해할 조짐을 보이는 지점에 하나도 빠짐없이 불변의 대항력을 행사하기 위해 설계된 확고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러시아와 직접 군사적 충돌을 피해 우크라이나군에 무기를 공급하고 동맹국들과 함께 광범위한 대러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는 소모적 전쟁, 경제붕괴, 국제사회 고립으로 러시아가 흔들리기를 바라는 간접적 대결로 관측된다.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의 리처드 폰테인은 "미국이 고전적 봉쇄정책으로 돌아갔다"고 진단했다.
폰테인은 "러시아의 확장을 막고 약화하도록 해 종국에는 정치 지도부 교체를 바라는 정책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정책기조는 현실을 고려할 때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점령해 세력확장을 계속하려 할 것이며 패퇴하더라도 서방의 지원을 비난하며 적대적 태도를 견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싱크탱크 유럽정책연구소의 알리나 폴랴코바는 미국의 대러정책이 유화적으로 전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러시아와 싸움은 이제 장거리 운행, 모종의 '황혼의 투쟁'(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비유한 긴 미소 냉전)에 들어갔다"고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애초 예상보다 고전하지만 당장 푸틴 정권이 쿠데타나 민중 봉기로 무너질 가능성은 당장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주 의회에 출석해 "푸틴이 화가 나고 좌절한 것 같다"며 "민간인 피해와 관계없이 우크라이나군을 분쇄하려고 도박수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교착에 빠진 외교적 협상이 곧 타결되더라도 푸틴 정권이 지속되는 한 서방과 러시아의 적대관계 장기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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