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 법안에 서명한 뒤 의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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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들과 만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15일 밝혔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 대륙을 밟는 것은 처음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4일 나토가 소집하는 특별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이 지나는 시점에 유럽을 방문하는 것은 나토 동맹과 단합된 모습을 보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보이기 위해서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이유 없는 부당한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현재 진행 중인 억지력과 방어 노력에 대해 논의할 것이며, 나토 동맹에 대한 우리의 철통 같은 약속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와 전쟁 피해자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제공 논의가 포함될 것이라고 사키 대변인은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5일 키이우를 찾은 체코 총리, 폴란드 총리, 폴란드 여당 대표, 슬로베니아 총리를 만났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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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침공,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지, 나토의 억지력과 방위 강화를 다룰 것"이라며 "이 중대한 시기에 북미와 유럽은 계속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CNN은 미국과 유럽 관료들은 정상들이 회의를 마친 뒤 발표할 문안을 조율하고 있는데, 아직 합의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중대한 발표를 통해 미국과 유럽의 단합된 모습을 강조할 수 있지만, 비행금지 구역 설정 등 우크라이나의 핵심 요구 사항은 고려 대상이 아니므로 재정 지원이나 새로운 대러 제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날지, 우크라이나 인접국 폴란드를 방문할 것인지를 묻는 말에 백악관은 답변하지 않았다. 사키 대변인은 "방문 일정에 관한 세부 사항을 검토 중"이라면서 "현시점에 더 자세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즈비그뉴 라우 폴란드 외무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 방문 중 폴란드를 찾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라우 장관은 폴란드 국영TV 인터뷰에서 "미국과 동맹 전체가 입장을 강조하기에 (나토) 동부 지역보다 더 나은 곳은 없을 것"이라며 "폴란드가 바로 그곳"이라고 말했다. 유엔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180만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인이 폴란드로 피신했다.
슬로베니아 총리, 폴란드 총리, 폴란드 여당 대표, 체코 총리(왼쪽부터)가 15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우크라이나 키이우로 가는 기차에서 지도를 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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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이 바이든 대통의 유럽 방문을 발표한 날 폴란드, 체코, 슬로베니아 3개국 정상은 EU 대표 자격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났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 폴란드 총리,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 야네스 얀사 슬로베니아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기차를 타고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었다. 세 정상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첫 서방 지도자들이다.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잇따라 유럽을 방문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9∼11일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방문해 러시아에 대한 공동 대응을 논의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3~8일 벨기에와 폴란드, 몰도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를 찾았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15일부터 벨기에, 슬로바키아, 불가리아를 방문한다.
사키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가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고위 당국자 13명을 제재한 데 대한 반응을 묻자 "우리 중 누구도 러시아 여행 계획이 없고, 누구도 러시아 은행 계좌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바이든 대통령과 블링컨 장관, 오스틴 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등을 입국 금지하고 제재 명단에 올렸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소외감을 느낀다"고 농담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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