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등 유럽과 몇 주 시차 두고 뒤따르는 양상
부스터샷 접종률 낮은 미국이 영국보다 악화할 가능성도 제기
마스크를 쓰고 걸어가는 뉴욕 시민 |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영국 등 유럽 일부 국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이 긴장하고 있다.
그간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몇 주의 시차를 두고 영국을 따라가는 양상을 보여온 만큼 영국의 재확산 사태가 곧 미국에도 상륙할지를 불안한 시선으로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자체 집계에 따르면 영국의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7일 2만8천430명으로 오미크론 확산 뒤 최저점을 찍었지만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15일에는 7만3천310명까지 올라섰다.
프랑스도 이달 4일 5만3천138명을 기점으로 상승하기 시작해 15일에는 6만9천702명으로 증가했고, 이탈리아 역시 비슷한 추이다.
독일도 16일 일일 신규 확진자가 26만2천593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은 이달 초 7일간 평균 일일 확진자 수가 15만명 수준이었다가 15일 처음으로 20만명이 넘었다.
영국 등 유럽에서 확산을 이끄는 것은 오미크론 변이의 하위 계통 변이인 'BA.2'다.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코로나바이러스임은 감지되지만 오미크론 변이인지는 탐지되지 않아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으로도 불린다.
스텔스 오미크론은 전염성이 막강했던 기존 오미크론보다도 80% 정도 전파력이 더 강한 것으로 영국 보건 당국은 분석했다.
미국의 보건 전문가들은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인한 재확산이 미국도 덮칠 경우 65세 이상 고령층이 이에 대항할 강력한 면역 체계를 갖췄는지가 그 파급력을 결정할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CNN 방송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버드대학 TH챈 공중보건대학원의 전염병 모델링 전문가인 스티븐 키슬러는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과거의 감염 이력이나 백신 접종을 통해 고연령층이 얼마나 많은 면역력을 가졌는지가 확진, 입원, 사망자 수를 결정하는 결정하는 최고의 지표였다고 말했다.
CNN은 기존의 오미크론 변이(BA.1)와 BA.2를 비교하면 BA.2는 입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작지만 이 변이가 감염시킬 충분한 취약층을 찾는다면 이는 의료 자원의 고갈로 이어질 잠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병원 의료진 |
제약사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전날인 15일 미 식품의약국(FDA)에 65세 이상 고령자를 상대로 코로나19 백신의 2차 부스터샷(추가 접종), 즉 4차 접종에 대해 긴급사용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미 보건 당국은 BA.2가 미국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영국을 주시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의 여건이 영국과 여러 면에서 다르다는 점이다.
가장 큰 차이는 영국의 백신 접종률이 더 높다는 점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영국은 부스터샷 접종까지 마친 성인의 비율이 82%에 달하지만 미국은 36%에 그친다.
65세 이상으로 범위를 좁혀도 약 3분의 1인 1천500만명이 아직 부스터샷을 맞지 않았다.
키슬러는 "저변에 깔린 면역력의 차이 때문에 영국보다 미국에서 더 높은 (코로나19) 사망률과 입원율을 보게 될 수 있다는 점이 잠재적 근심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의 케리 얼토프는 "영국에서 벌어지는 일은 아마도 여기(미국)에서 예상해야 할 일의 더 나은 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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