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내고 공개 사과 요구…책임 주체 두고 집안 싸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이 17일 입장문을 내고 '文 정부 나쁜 정치'라고 발언한 채이배 비대위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2월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적폐청산' 발언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 /이선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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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7일 20대 대선 패배 원인으로 '문 정부의 나쁜 정치'를 꼽았던 채이배 비대위원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당이 대선 패배 수습 방안을 두고 혼란스러운 가운데, 책임 주체를 두고 친문재인(친문) 진영과 뒤늦게 당에 합류한 혁신 세력이 충돌하면서 진통을 겪는 모양새다.
민형배 의원 등 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채 위원의 언사는 깊은 유감"이라며 "공식적이고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입장문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총 13명(고민정·김승원·김영배·김의겸·민형배·박상혁·윤건영·윤영덕·윤영찬·정태호·진성준·최강욱·한병도)이다.
국민의당 출신으로, 최근 당 비대위에 합류한 채 위원이 문 정부를 향해 공개 비판하자 반발한 것이다. 채 위원은 이날 공개된 한 언론 인터뷰에서 20대 대선 패배의 원인에 대해 "청와대와 민주당은 지난 5년간 내로남불, 편 가르기, 독선 등 '나쁜 정치'를 하며 국민의 마음을 떠나보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채 위원은 또 전날(16일)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 비대위 회의에서 내로남불과 불공정을 사과하고, 대표적인 예로 '조국 사태'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탄핵과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초기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인사 실패와 내로남불, 불공정으로 국민의 마음을 잃은 것을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가장 큰 계기는 조국 사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들은 "누구도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 동안 모든 것을 완벽하게 다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한때 몸담았던 저희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저희들은 지난 5년이 '공'은 하나도 없이 '과'로만 채워져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5년의 국정운영이 '나쁜 정치'라는 한 단어로 규정되는 것에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선거에 필요할 때는 너도나도 대통령을 찾고, 당이 어려워지면 대통령에게 '반성문을 쓰라'고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이 채 위원이 생각하는 '좋은 정치'인가"라며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평가는 누군가를 내세워 방패막이 삼거나, 지난 시기를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사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호중 비대위'에도 "선거 패인에 대한 객관적이고 냉정한 평가를 위한 치밀한 프로그램을 비대위가 나서 하루빨리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동료 의원들에게는 "개개인의 주관적 평가는 함께 머리를 맞댄 토론장에서 논쟁합시다. 지난 대선 패배가 당의 분열이라는 더 큰 위기가 되지 않도록,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유리알 만지듯 조심하면서, 함께 마음을 모아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언행에 신중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재명 책임론'에 대한 친이재명계의 반박도 나오고 있다. 이재명 상임고문 최측근 모임인 '7인회' 멤버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이 고문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했다는 박용진 의원의 지적에 대해 "어디서 이런 계산법을 들고나오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산수 계산은 정확히 하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날 박 의원은 대선 평가 토론회에서 이 고문이 얻은 득표율 47.83%를 전체 유권자 분모로 환산하면 36.88%로, 문 대통령 대선 직전 국정 지지도(43.9%)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박 의원이 주장하는 것은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을 전국민 투표율로 곱한(47.43×39.88) 것인데, 그럼 대선 당시 투표하지 않은 국민 모두는 윤석열을 지지했단 말인가"라며 "기본 계산이 완전히 틀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 모든 부분에서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정권교체 파고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친 것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는 게 옳다"고 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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