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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탁현민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멀다? 뛰어가면 3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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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김은혜의 "상당한 시간 소요...시민과 단절" 발언 반박
박수현 "문 대통령 집무실 비서동으로 옮겨"
한국일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방문 중인 문재인(가운데) 대통령과 배우자 김정숙(오른쪽) 여사가 지난 1월 16일 (현지시간) '한국의 날' 부대행사로서 두바이엑스포장 내 쥬빌리공원에서 열린 '한국의 날 K-POP 콘서트'에 입장하면서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에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두바이=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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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추진과 관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 주장에 반박했다.

탁 비서관은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에서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긴 지 5년이 됐다"며 "김은혜 윤석열 당선인 대변인의 말을 듣고 제가 직접 조금 전에 시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요시간은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로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헉헉"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대변인이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지금의 청와대 구조는 국민보다 대통령에 더 집중된 구조다.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올라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한 사실을 비꼰 것이다. 김 대변인은 이 같은 이유로 "대통령이 시민과 소통에서 단절돼 있고 고립돼 있었다. 궁극적으로 대통령 보호에만 최우선을 뒀다"며 집무실 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일하셨던 것 같은데,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은 비서실과 집무실 거리를 없애기 위해 본관 근무를 마다하고 비서동으로 내려와 있다"며 "대통령이 찾으면 (참모가) 1분 안에 대통령을 뵐 수 있다"고 밝혔다.

탁 비서관은 이후 "오해가 있을 것 같아 부언한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저는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에 전혀 의견이 없다"는 글을 추가로 올렸다. 그러나 실제로는 집무실 이전에 반대하는 이유를 나열했다.

그는 "이미 설치돼 운영되고 보강돼 온 수백억 원의 각종 시설들이 아깝고, 해방 이후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역사들, 그리고 각종 국빈행사의 격조는 어떡하나"고 했다.

이어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일해 온 정원 담당 아저씨, 늘 따뜻한 밥을 해주던 식당 직원, 책에도 안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를 구술해 주던 시설관리 담당 아무개 선생님도 모두 그리워지겠죠"라고 적었다.

탁 비서관은 "청와대가 사람들의 관심과 가보고 싶은 공간인 이유는 거기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라며 "일전에 (대통령 휴양지인) 저도를 반환했을 때 관심이 많았지만, 결국 관심이 사라지고 사람이 별로 찾지 않는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윤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계획을 겨냥해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다"고도 했다.

탁 비서관은 "상관없다. 근데 여기 안 쓸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는 싶다.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 잘 관리할 테니"라며 글을 마쳤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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