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의 "상당한 시간 소요...시민과 단절" 발언 반박
박수현 "문 대통령 집무실 비서동으로 옮겨"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방문 중인 문재인(가운데) 대통령과 배우자 김정숙(오른쪽) 여사가 지난 1월 16일 (현지시간) '한국의 날' 부대행사로서 두바이엑스포장 내 쥬빌리공원에서 열린 '한국의 날 K-POP 콘서트'에 입장하면서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왼쪽에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두바이=왕태석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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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추진과 관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 주장에 반박했다.
탁 비서관은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에서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긴 지 5년이 됐다"며 "김은혜 윤석열 당선인 대변인의 말을 듣고 제가 직접 조금 전에 시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소요시간은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로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헉헉"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대변인이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지금의 청와대 구조는 국민보다 대통령에 더 집중된 구조다.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올라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한 사실을 비꼰 것이다. 김 대변인은 이 같은 이유로 "대통령이 시민과 소통에서 단절돼 있고 고립돼 있었다. 궁극적으로 대통령 보호에만 최우선을 뒀다"며 집무실 이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일하셨던 것 같은데,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은 비서실과 집무실 거리를 없애기 위해 본관 근무를 마다하고 비서동으로 내려와 있다"며 "대통령이 찾으면 (참모가) 1분 안에 대통령을 뵐 수 있다"고 밝혔다.
탁 비서관은 이후 "오해가 있을 것 같아 부언한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저는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에 전혀 의견이 없다"는 글을 추가로 올렸다. 그러나 실제로는 집무실 이전에 반대하는 이유를 나열했다.
그는 "이미 설치돼 운영되고 보강돼 온 수백억 원의 각종 시설들이 아깝고, 해방 이후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역사들, 그리고 각종 국빈행사의 격조는 어떡하나"고 했다.
이어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일해 온 정원 담당 아저씨, 늘 따뜻한 밥을 해주던 식당 직원, 책에도 안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를 구술해 주던 시설관리 담당 아무개 선생님도 모두 그리워지겠죠"라고 적었다.
탁 비서관은 "청와대가 사람들의 관심과 가보고 싶은 공간인 이유는 거기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라며 "일전에 (대통령 휴양지인) 저도를 반환했을 때 관심이 많았지만, 결국 관심이 사라지고 사람이 별로 찾지 않는 공간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윤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 계획을 겨냥해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다"고도 했다.
탁 비서관은 "상관없다. 근데 여기 안 쓸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는 싶다.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 잘 관리할 테니"라며 글을 마쳤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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