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산불 복구에 쓰여야 할 예비비를 이전 비용에 쓰겠다니”
조응천 “인수위 열흘간 집무실 이전에만 몰두, 시급한 일인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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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민생부터 챙기라”며 반발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국민적인 우려와 반발에도 청와대 용산 이전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선 열흘 만에 불통 정권의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낸 셈”이라며 “국민은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고통스럽다. 그런데 대통령 당선인이라는 분은 새집 꾸밀 궁리만 하고 있으니, 정말 참담하다”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이러니까 미국에서는 한국에 ‘K-트럼프가 나셨다’는 말이 떠돌고 항간에는 ‘레임덕이 아니라 취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 아닌가”라며 “청와대 용산 이전은 민생엔 백해무익하고, 국가안보엔 재앙과도 같은 선택이다”라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동해와 울진 산불 같은 재해 복구에 쓰여야 할 예비비를 청와대 이전 비용에 쓰겠다는 발상 자체가 반(反)민생적”이라며 “게다가 예비비 집행을 위해선 국무회의에서 이를 의결해야 하는데, 인수위는 국무회의 의결을 정부에 강제할 아무런 법적 권한이 없다”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서울 시민들과 용산 구민들의 재산피해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 용산 청와대 시대는 인근 재건축, 재개발 올스톱을 의미하고 강남 일부 지역 아파트 옥상에는 방공포대 설치 또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용산 일대는 대통령 이동 행렬로 상시 교통마비 지역이 될 것이다. 용산 공원도 경호를 핑계로 윤 당선인 개인 정원이 될 공산이 크다. 청와대 용산 이전을 철회해야 할 이유가 차고 넘친다”라고 했다.
조응천 비상대책위원도 “벌써 임기 시작 전 (인수위) 60일 중 열흘을 보냈다. 하지만 윤석열 인수위가 열흘 간 몰두한 유일한 것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집무실 인테리어, 집무실 이사 비용이다”라며 “그리고 그 열흘 간 윤석열 당선인과 인수위, 핵심관계자들이 던진 화두는 온통 ‘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면하자’, ‘민정수석실을 폐지하자’,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하겠다’, ‘여성가족부는 폐지하겠다’, ‘검찰총장 스스로 사퇴해라’, ‘공공기관 인사는 자제하라’ 등 뿐이었다. 과연 이런 것들이 국민들께서 먹고 사시는데 얼마나 중요하고 얼마나 시급한 것인가 묻고 싶다”라고 했다.
채이배 비상대책위원은 “매일 대통령이 한남동 공관에서 용산 집무실까지 3~5분 동안 차량으로 이동하려면 아침 출근시간 마다 10분 이상 교통 통제가 불가피하고 그 시민의 불편은 상상 이상일 것”이라며 “주택가격 안정과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시 안에 있는 공공부지를 마른 수건 짜내듯 하는 상황인데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면 용산 주변의 그 넓은 부지는 손도 못 댈 수 있다”라고 했다.
채 위원은 “국민소통을 위한 집무실 이전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누구랑 소통하려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라며 “집무실 이전을 꼭 하고 싶으시다면 차기 정부가 할 숙제를 현 정부에 떠넘기지 마시고 50일 후 차기 정부에서 하시기 바란다”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새로 조성될 대통령실 청사와 주변 조감도를 공개했다. 국방부 청사 전체를 대통령실로 사용하고 청사 동쪽과 남쪽 일대를 공원화해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이 같은 내용을 직접 발표하면서 “대통령이 일하고 있는 모습과 공간을 국민들이 공원에 산책을 나와서 언제든지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정신적 교감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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