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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구글·애플, '인앱결제 강제금지법' 무력화 논란 …정부·국회 대책 마련에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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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무력화 지적
애플, 법 시행에도 묵묵부답 '버티기' 논란
정부·국회, 당혹감 속 후속대응 고심
정권교체·지방선거 변수에 대응 지연 가능성
한국일보

구글이 최근 앱 개발사들에 구글 인앱결제 시스템을 준수하고 아웃링크 결제시스템을 차단하라는 공지를 보내면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무력화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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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응용소프트웨어(앱) 시장 사업자의 특정 결제방식 강제를 차단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시행 초반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지난 15일부터 시행된 해당법 적용의 핵심 대상인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반발하거나 법 조항을 우회해 버티기에 돌입할 자세까지 취하면서다. 정부와 국회는 법안 무력화 가능성에 당혹스러움을 보이면서 구체적 실태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대선 이후 정권교체로 정부와 국회 모두 혼란을 겪고 있는 데다, 약 2개월 앞으로 다가온 6월 지방선거까지 감안하면 신속한 후속 대책 마련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앱 개발사들에 구글의 독자적인 '인앱결제' 방침 준수 공지를 보냈다. 앞서 구글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의 국회 통과 이후 '구글 인앱결제' 또는 '구글 인앱결제 내 제3자 결제수단'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내 IT 업계와 정부는 구글이 법 적용 의지를 밝혔다고 해석했지만, 구글은 법 시행 직후 곧장 인앱결제를 활용하지 않는 외부결제 수단을 모두 차단키로 하면서 돌변한 모양새다. 구글은 특히 6월1일까지 앱 외부 웹페이지로 빠져나가는 형태의 '아웃링크' 결제수단을 금지하는 업데이트에 나서지 않을 경우, 해당 앱에 대해선 자사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 삭제할 것이라며 으름장까지 놨다.

여기에 애플 역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준수를 위한 구체적 계획안조차 밝히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일보

애플은 지난 15일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시행 이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법 이행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애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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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결정의 위법 사안을 따져보고 있다. 아웃링크 결제수단 제공이 의무 사항은 아니란 해석도 고려하면서 실태파악에 나섰다. 방통위 관계자는 "구글에 대해 위법소지를 살펴보고 있다"며 "아웃링크도 다양한 형태가 존재할 수 있는데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매출액의 2%를 과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법 시행 일주일이 넘도록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는 애플에 대해선 "여러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애플이 구체적 이행 계획을 제출하진 않았다"며 "언제쯤 결론을 낼지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고 전했다.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 중인 애플에 대해 징계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으로 읽힌다.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통과시킨 국회는 발끈했다. 특히 법안처리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측에선 "정권이 바뀌자마자 법안을 무력화시키려 한다"며 강하게 날을 세웠다. 한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방통위의 설명을 우선 듣고 미국이나 유럽연합(EU) 사례도 다시 볼 계획"이라며 "이후 시행령이나 추가 법안 논의 등 구체적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정권교체 혼란기와 6월 지방선거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방위 소속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대선 직후 대부분의 의원실이 곧장 지방선거 준비에 돌입했다"며 "당장 구체적인 법안 논의가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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