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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제2의 조주빈 잡는다…'언더커버' 수사관들에 96명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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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에서 경찰 신분을 감춘 ‘언더커버(undercover·위장수사)’ 수사관에게 지난 다섯달간 아동·청소년을 노린 디지털 성범죄자 96명이 붙잡혔다.

경찰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일부 개정안이 시행된 지난해 9월 24일부터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위장수사에 나서고 있다. 경찰청은 22일 개정안 시행일로부터 지난달 28일까지 5개월간 디지털 성범죄자 96명(총 90건)을 검거하고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최소 74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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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비공개보다 신분위장이 검거 인원 많아

경찰청에 따르면 두 가지 위장수사 방식 중 신분비공개보다 신분위장을 통한 검거 인원이 많았다. 경찰관 신분을 밝히지 않고 수사를 하는 비공개 수사는 81건으로 24명(구속 3명)이 검거됐다. 경찰관이 아닌 다른 신분으로 위장하는 신분위장수사는 9건을 실시해 72명(구속 3명)을 검거했다. 신분위장수사는 전체 실시 건수의 10%(9건)에 그쳤지만, 피의자 75%(72명)는 이 기법으로 검거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분위장은 범죄 혐의가 명확해서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을 때 실시한다”며 “범인이 어느 정도 특정되면 신분위장을 실시하고, 그게 아니라 성착취방의 흐름부터 파악하려면 신분비공개가 더 효과적이다. 사건별로 어떤 건 신분비공개가 더 적합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동 성착취물 소지·시청도 수사 대상



위장수사가 실시된 범죄 유형은 아동 성착취물 판매·배포·광고가 83.3%(75건)로 가장 많았고, 아동 성착취물 제작 또는 알선이 11.1%(10건), 아동 성착취물 소지·시청 3.3%(3건), 성착취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에게 대화 2.2%(2건) 순으로 나타났다.

인원별로는 아동 성착취물 소지·시청이 69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모두 신분위장수사를 통해 검거됐다. 보통 신분위장수사가 성착취물을 광고 또는 판매할 것처럼 속여서 이뤄지기 때문에 아동 성착취물 소지·시청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신분비공개수사는 성착취물을 구매할 것처럼 범죄자에게 접근하는 수법이다.

경찰청은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는 공급행위뿐 아니라 수요행위까지 엄정 수사대상임이 재차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관들에 따르면 성착취물 유통 채널에서 위장 수사관들이 잠입해 있는지 없는지 불안해하는 경향이 포착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중구 통일로 바비엥2 교육센터에서 위장수사 발전방안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경찰연구학회,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범죄수사연구원과 공동으로 개최한 이 행사의 주제는 '위장수사 제도발전을 위한 과제와 목표'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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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청은 올해 사이버 수사 경력이 있는 수사관을 위장수사관으로 추가 선발해 전문교육을 거쳐 수사현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위장수사 점검단을 운영해 전국 시도경찰청 수사팀에서 진행하는 위장수사의 적법성·적정성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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