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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거듭되는 신구 권력 충돌, 文-尹 협치 의지 무색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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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임기말 인사권 놓고 충돌
靑 "당선인 측 의견 들어 발표"
장제원 "감사위원 임명 강행 명분 쌓기"
진영 갈등 확전 우려 고조
일각선 양측 참모진 조율 의구심 제기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 마련된 프레스다방을 찾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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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신구(新舊) 권력 충돌 빈도가 높아지면서 진영 갈등이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한국은행 총재 후보 지명을 놓고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이 감정싸움에 가까운 대립을 보이면서 향후 남은 감사원 감사위원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에 대한 인사를 놓고 충돌 강도는 더해질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정권 이양기의 '허니문' 기간도 자연스럽게 사라져, 윤석열 정부 집권 시작부터 치열한 정쟁을 예고하고 있다.

일각에선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 참모들의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윤 당선인이 강조한 '협치'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文 임기말 인사권 놓고 충돌
문 대통령이 23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후임으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을 지명한 것과 관련, 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확연한 입장차를 보이면서 갈등을 키웠다.

한은 총재 후보 지명 과정에서 당선인 측 의견을 들었다는 청와대 발표에 윤 당선인 대변인실은 즉각 반박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발표하기 10분 전에 (청와대에서) 전화와서 발표하겠다고 하길래 웃었다"며 "저희는 그런 분 추천하고 동의한 적 없다"고 발끈했다.

장 실장의 이러한 반응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에게 "그 쪽 인사 원하는대로 해주면 선물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런 계기가 돼 잘 풀릴 수 있겠다 싶었는데 당황스럽다"며 "자꾸 그렇게 거짓말 하면 저도 다 공개한다"고 맞받아쳤다.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의 용산 국방부 대통령 집무실 이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간 회동 무산 이유 중의 하나로 꼽히는 인사권을 놓고 진실공방 양상을 보이면서 양측의 갈등은 첨예해졌다. 이창용 후보자 지명에 대한 협의 진실 공방을 제쳐두더라도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인사권 행사 갈등 불씨는 여전하다. 핵심은 감사원 감사위원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에 대한 인사가 꼽힌다.

청와대는 임기가 끝나기 전에는 인사의 고유권한이 문 대통령에게 있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윤 당선인 측은 감사원과 중앙선관위 인사를 청와대가 결정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가 지명하는 사람들로 감사원과 중앙선관위가 채워진다면 다음 정부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장 실장은 청와대에서 한은 총재 후보자 지명을 놓고 당선인 측과 협의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이건 감사위원 임명 강행을 위한 명분 쌓기 아닌가"라고 말했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우리가 제시한 인사 원칙은 우리 대통령 재임 중 한다, 내용은 당선인 측과 충분히 협의한다가 원칙이다. 임기 중에 인사권을 행사한다는 게 사인을 한다는 거지, 우리 사람을 하겠다는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사라진 허니문, 회동도 장담 못해
코로나19 손실보상 문제를 비롯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 등 굵직한 현안을 논의하려했던 신구 권력은 잦은 감정싸움으로 회동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윤 당선인이 의욕을 갖고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려 예비비를 신청했으나,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상정조차 하지 않으면서 양측의 회동 논의는 틀어졌다
장제원 실장은 기자들에게 "역지사지로 보면 상식의 선에서 봤을 때 만나자고 하는 것이 진정성 있나"라면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 두분이 만나 얼굴을 붉히고 나오면 지금 보다 더 안 좋아진다"고 말해, 회동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조건없는 회동을 일관되게 주장하지만, 양측간 서로 불신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갈등은 여야 정국으로 미치고 있다.

거대야당이 국회를 틀어쥔 상황에서 허니문까지 사라져 출범할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담을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선 여소야대 국면과 중장기적인 비전 없이 윤 당선인 측 참모들이 부수적인 조건 남발로 감정적인 대응에만 매몰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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