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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세계 1위 자산운용사 CEO "러시아 우크라 침공으로 세계화 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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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CEO 연례 주주서한서 밝혀 "공급망 재편으로 인플레이션 초래"

"친환경 에너지 전환 가속…미국·멕시코·브라질·亞 제조업 국가 수혜"

아시아경제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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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10조달러(약 1경2235조원)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화가 끝났다고 단언했다.

2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핑크 CEO는 10쪽짜리 주주 연례 서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 경제를 재편하고 기업들이 기존 공급망에서 물러나게 함으로써 물가 상승을 자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지난 30여년간 경험한 세계화를 끝내버렸다"고 주장했다.

핑크 CEO는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가 자본시장에서 완전히 고립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기업과 정부는 다른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좀더 폭넓게 살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과적으로 기업들은 다른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사업장을 자국 또는 해외의 가까운 곳에 둘 것이라며 이는 결국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핑크 CEO는 이같은 대규모 공급망 재편은 본질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핑크 CEO는 이같은 공급망 재편으로 멕시코, 브라질, 미국, 동남아시아의 주요 제조업 국가들이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피해를 입게 될 국가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핑크 CEO는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장기적으로 친환경 정책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러시아 원유와 천연가스 대체제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탄소중립 목표에 다가가는 과정이 지체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시대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며 결정적으로 화석연료 가격 상승이 친환경 에너지의 경쟁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블랙록은 최근 화석연료 부문 투자를 줄이고 있다. 다만 핑크 CEO는 앞서 지난 1월 주주 서한에서 화석연료 투자를 완전히 중단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 시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가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연료가 필요하다며 천연가스는 중요한 전환기 에너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블랙록은 계속해서 에너지 전환을 강조하는 고객들을 돕는데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핑크 CEO는 이번 주주 서한에서 가상화폐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언급했다. 그는 이번 전쟁이 디지털 화폐 가속화에 미칠 영향력이 주목된다며 신중하게 설계된 디지털 결제 체계는 국제 거래 결제를 확장하고 자금 세탁과 부패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객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블랙록도 디지털 화폐와 관련 기술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핑크 CEO는 올해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블랙록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사과했다. 블랙록 주가는 올해 20% 가까이 하락했다. 다만 핑크 CEO는 "블랙록이 이전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항상 잘 빠져나왔고 다시 시장이 좋아졌을 때에 대한 대비도 잘했다"고 강조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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