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전 국정원장이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 전 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4억원을 상납해 국고 손실을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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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국가정보원(국정원) 특수활동비(특활비) 4억원을 건네 국고에 손실을 끼친 혐의로 기소된 김성호 전 국정원장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1부(이승련·엄상필·심담 부장판사)는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등손실) 혐의를 받는 김 전 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김주성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실장은 자금전달을 지시한 김 전 원장의 행동이나 태도에 대해서는 구체적 묘사를 거의 하지 못하고 있고, 전형적이거나 추측성 진술로 일관하고 있다"며 "김 전 실장의 진술에는 직접 경험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진술이 거의 포함돼있지 않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김 전 실장이 김 전 원장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과정에서 새롭게 알게된 사실에 대한 중간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증언을 종합하면 김 전 실장은 당초 청와대로 돈을 전달하는 방식이나 예산처리에 관해 잘 알지 못했다가 예산담당관을 통해 알게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사실을 즉시 또는 사후에라도 보고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울 것"이라며 "그런데 김 전 실장 자신도 그와 관련한 중간보고는 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 전 실장이 제3자로부터 청와대 자금 요구를 전달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김 전 실장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할 동기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김 전 실장은 국정원 자금의 청와대 지원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과 독대해 논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얘기하고 있다"며 "김 전 실장이 김 전 원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직거래 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재판부가 신이 아닌 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그런 합리적인 의심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로부터 지시를 받은 김 전 원장이 이 지시를 김 전 실장에게 전달하고, 이를 통해 청와대로 자금전달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 전 실장의 진술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김 전 원장은 2008년 3~5월 이 전 대통령에게 두 차례에 걸쳐 특활비 4억원을 건네 국고에 손실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며 김 전 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전 원장의 혐의를 입증할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김주성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의 진술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김백준 전 기획관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고, 다른 경위로 수수한 자금과 이 사건을 착각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김 전 실장의 진술번복은 자신의 책임을 반감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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