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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19대 대통령, 문재인

文“尹 성공 기원”, 尹 “국정은 축적의 산물”[文ㆍ尹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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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정당 간의 경쟁을 할 수는 있어도 대통령 간의 성공 기원은 인지상정이다.”(문재인 대통령)

“감사하다. 국정은 축적의 산물이다. 잘 된 정책은 계승하고 미진한 정책에 대해서는 개선해 나가겠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이날 청와대 만찬 회동을 이런 말로 시작했다. “두 분이 서로 너무 존중하시는 느낌이었다”(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고 할 정도로 두 사람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대통령과 검찰총장 관계에서 대통령과 당선인의 관계로 다시 만난 이들은 과거 인연 등을 주제로 반주 한 두 잔을 곁들이며 원활한 정부 이양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5시 59분 청와대 여민관 앞에서 만나 만찬장인 상춘재에서 오후 8시 48분까지 만찬을 했고 8시 50분에 헤어졌다. 총 171분으로 역대 대통령ㆍ당선인 회동 시간 중 가장 길었다. 직전 가장 많은 회동 시간은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이 기록했던 130분이었다. 장제원 실장은 “언론이나 국민이 느끼시는 갈등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굉장히 서로 존중하며 대화를 했다”고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윤 당선인이 과거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을 지냈던 만큼, 과거 인연이 대화 소재로 많이 등장했다. 그러면서도 서로 아쉬운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장 실장은 설명했다. 두 사람의 인연이 깊은 만큼, 동명의 반려견도 대화 주제에 올랐다. 장 실장은 “서로 반려견 이름이 ‘토리’로 같아서 화기애애한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만찬 메뉴는 주꾸미ㆍ새조개ㆍ전복이 들어간 계절 해산물 냉채, 해송 잣죽, 한우갈비와 더운채소, 금태구이와 생절이, 진지, 봄나물비빔밥, 모시조개 섬초 된장국, 과일, 수정과, 배추김치, 오이소박이, 탕평채, 더덕구이가 마련됐다. 주류는 레드와인이었다. 직선제 이후 첫 회동에서 만찬을 겸한 것 역시 노무현ㆍ이명박 회동 이후 처음이다.

장 실장에 따르면 흉금을 터놓는 만찬이었지만, 첫 만남에선 다소 어색한 분위기도 흘렀다. 오후 5시 58분 여민관 앞으로 먼저 배웅 나온 문 대통령에게, 1분후 차편으로 도착한 윤 당선인은 “잘 계셨죠”라고 짧게 물었다. 악수만했을 뿐 추가적인 스킨십은 없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만난 여민관은 21개월 전 대통령-검찰총장 시절 마지막으로 청와대에서 만났던 곳이기도 했다.

여민관에서 약 100m 떨어진 상춘재까지 걸어가던 중 윤 당선인은 “이쪽 어디에서 회의한 기억이 나네. 아, 대통령 모시고 그때 저걸 했나”라는 말도 했다. 이는 2년 전 6월 22일 여민관 3층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문 대통령 주재로, 당시 ‘추-윤 갈등’을 빚던 추미애 법무장관, 윤석열 검찰총장이 참석해 화제가 된 회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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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19일 만인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 에서 만찬을 겸한 회동을 위해 나란히 들어오고 있다. 뒤로 보이는 건물이 여민관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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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문 대통령, 윤 당선인,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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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원을 가로질러 상춘재로 향하면서부터 두 사람은 주거니 받거니 덕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녹지원 곳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설명했다. “여기가 우리 최고의 정원”, “이쪽 너머가 헬기장” 같은 설명을 했다. 문 대통령은 상춘재 앞에 도착해선 “저기 매화꽃이 폈다”고 말했고, 윤 당선인은 “정말 아름답다”고 답했다. 윤 당선인이 먼저 상춘재 왼편의 나무를 가리키며 “저게 무슨 꽃인지 모르겠다”고 묻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산수유”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상춘재(常春齋)’ 현판을 가리키며 “항상 봄과 같이, 아마 국민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이라는 설명도 덧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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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민관을 지나 녹지원을 지나 상춘재에서 흉금을 털어놨던 이날의 만남은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에게 넥타이를 선물하면서 마무리됐다. 문 대통령은 넥타이와 함께 “꼭 성공하시기 빕니다. 제가 도울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해 달라”라고 말했고, 윤 당선인은 “건강하시길 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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