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의 공격으로 파손된 마리우폴의 적십자 건물 |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한 달 가까이 러시아군에 포위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적십자 건물이 부서진 것으로 나타났다.
AFP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회의 류드밀라 데니소바 인권감독관은 3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의 적십자 건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데니소바 감독관은 성명에서 "적은 흰색 바탕에 붉은 십자가 표시가 있는 건물에 발포했다"며 "적십자 표시는 이곳에 부상자나 민간인 또는 인도주의적 구호 물품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데니소바 감독관은 이번 공격으로 사망하거나 다친 사람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리우폴을 수비 중인 아조우 연대도 자체 트위터 계정에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지붕이 파손된 적십자 건물 사진을 게재했다.
이어 "오늘 마리우폴의 모습. 러시아 침략자들은 전쟁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 전쟁 범죄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그들은 적십자에 대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마리우폴은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요충지다.
러시아는 마리우폴을 최우선 함락 목표로 삼고 한 달 가까이 포위 공격을 퍼붓고 있으며, 마리우폴의 우크라이나 군은 전기·수도·식수 공급이 끊긴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저항하고 있다.
마리우폴에서는 산부인과 병원이 공격받아 임산부와 신생아가 목숨을 잃는가 하면, 민간인 1천 명 이상이 대피한 극장이 공습으로 무너지는 참사가 빚어졌다.
테차나 로마키나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지난 28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마리우폴에서만 적어도 민간인 5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로마키나 보좌관은 "이미 약 5천 명의 시신이 매장됐지만, 계속되는 포격으로 매장 작업은 열흘 전 중단됐다"며 "사망자가 1만 명이 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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