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19일 만인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 에서 만찬을 겸한 회동을 위해 나란히 들어오고 있다. [이충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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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금을 털어놓고 덕담만 주고 나눴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 인사권 문제를 두고 재충돌했다. '화기애애 했다'는 청와대 회동이 불과 사흘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신구 권력 갈등이 재점화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직인수위는 인사권 논란에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하다"고 비판했고, 이에 청와대는 "일방적인 '알박기 주장'이 모욕적이다"고 받아쳤다.
신구 권력의 갈등은 대우조선 '알박기 인사' 의혹으로부터 시작됐다.
인수위는 지난 31일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 인사가 '알박기'라고 비판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인수위 기자회견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4조1000억원의 국세가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은 KDB산업은행이 지분을 절반 넘게 보유하고 있는 '사실상 공기업'"이라며 "금융위가 산업은행에 유관기관에 대한 임기 말 인사를 중단해 달라고 지침을 두 번이나 보냈지만, 인수위는 이런 업무 보고를 받았는데도 대우조선해양은 문 대통령 동생과 대학동창인 박두선 신임 대표를 선출하는 무리수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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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현 정부의 알박기 인사'라는 인수위의 비판에 "모욕적인 브리핑"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는 민간기업 인사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면서 "그런데 인수위는 마치 (청와대가) 관여한 것으로 의심을 하고 '몰염치'라는 극단적 언어를 써서 브리핑을 했다"고 저격했다.
이어 "모욕을 당하는 느낌이었다"며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회동을 한 좋은 분위기 속에 서로 인수인계를 위해 노력 중인데 찬물을 끼얹는 브리핑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인수위 측은 같은 날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의 반박을 되받아쳤다.
원일희 수석부대변인은 "청와대 측에서 감정적으로 해석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국민혈세 4조1000억원 투입된 부실 공기업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국민 세금을 어떻게 하면 낭비하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이 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특정 자리를 두고 인사권 다툼으로 문제의 본질이 호도되거나 변질돼선 안 된다는 점을 다시 밝힌다"고 일갈했다.
청와대와 인수위의 '힘겨루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한 타 기관의 인사권을 두고 신구권력이 부딪힐 것으로 전망된다.
김은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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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힘을 실어 온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대한 '1년 재연임 방안'이 추진되자 알박기 인사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어제 인수위 대변인이 했던 브리핑 들었다. 언론 보도를 듣고 접하고 있다"면서 "국민께서 판단해주실 거라 생각하고, 추가적으로 공기업 인사 관련해 드릴 수 있는 말은 따로 없다. 어쨌든 저희가 갖고 있는 생각은 '상식', '공정', '순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현 권력을 쥔 쪽에서 자제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과거에는 대통령 임기말에 임명을 자제하고 정치적으로 임명된 사람들이 관례적으로 그만뒀었지만 최근엔 그것이 깨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무적 차원에서 인사권 관련 조율을 했지만 끝까지 협의에 이르지 못해 갈등이 격화된 것"이라며 "계속 갈등을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엔 트러블 없어질 듯 굳어지게 될 듯하다"고 주장했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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