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우크라이나 침공, 실크로드 철도에 악영향···시진핑 ‘일대일로’에 불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일 중·아프리카협력포럼 장관급 회의 개막식에서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철도 운송에 영향을 미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 구상에 불똥이 튀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형 국제 물류 회사들이 러시아 노선 이용을 꺼리고 우회로를 택하면서다.

WSJ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실크로드 철도를 통해 유럽으로 향하는 수십억 달러 상당의 중국 제품 수출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시진핑 주석이 러시아를 세계 최고의 무역 파트너로 확고히 하기 위해 추진한 4조 달러의 노력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이 2013년 출범시킨 일대일로는 중국과 중앙아시아·유럽을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140개국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철도, 항만, 고속도로 등 인프라 건설에 수조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실크로드 철도는 중국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물류를 운송하는데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중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12만㎞에 달하는 철도망을 통해 EU에 수출한 총액은 820억 달러(약 100조원)에 달한다. 이는 중국과 유럽의 연간 총 교역액(8280억 달러)의 10%에 해당하는 것으로, 2016년에 비해 10배가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주요 항만 폐쇄로 해상 물류 운송에 차질이 커지며 실크로드 철도 이용은 더 증가했다.

WSJ는 현지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에서 러시아로 가는 수출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국영 금융매체인 시큐리티 타임스에 따르면 다롄항에서 유럽으로 가는 철도 운송 수출량은 3월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인 지난 1월과 2월 다롄에서 유럽 화물열차로 인도된 화물은 전년 대비 69% 증가했었다.

EU가 아직 공식적으로 러시아를 통과한 수입품을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로 들어오는 철도 화물 운송은 거의 동결된 상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 상품을 운송하는 일부 화물 운송업체들은 카자흐스탄과 조지아 등 우회로를 찾고 있고 철도 대신 해상 운송을 선택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 DB쉥커 등 일부 대형 국제 물류사는 러시아 노선 운항을 중단했으며, 러시아와 벨라루스발 물류에 대한 보험증권 발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중국이 러시아를 통과하지 않고 철도로 유럽에 물류를 보내기 위해서는 카스피해를 거쳐 루마니아나 불가리아로 돌아가야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경우 거리와 비용이 늘어나게 돼 열차량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개발은행 고문인 조지 시라다키스는 “중국이 유럽으로 수출하기 위해선 철도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저렴하지만, 현재 상황은 좋지 않다”며 “일대일로의 완성에도 방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국가들이 중국이 참여 중인 물류 프로젝트를 철회하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종료된 이후에도 실크로드 철도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독일에서 실크로드 철도의 허브로 불리는 뒤스부르크 항은 최근 러시아의 협력국인 벨라루스와 관련된 사업을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뒤스부르크는 벨라루스 민스크 외곽의 대형 물류단지에 컨테이너 터미널을 건설하는 ‘유라시아 철도 게이트웨이사’의 지분 39%를 매각할 예정이다. 중국은 지난 2015년부터 민스크 물류단지에 20억 달러(약 2조4000억원)를 투자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 [뉴스레터]좋은 식습관을 만드는 맛있는 정보
▶ ‘눈에 띄는 경제’와 함께 경제 상식을 레벨 업 해보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