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사장 선임을 두고 이른바 '알박기 인사' 논란이 일었죠.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옷값 관련한 의혹 또한 정치권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청와대가 연일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여사도 한 달 만에 사진을 통해 근황을 공개했는데요. 관련 소식들을 백다혜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백다혜의 상황실 해시태그 문을 엽니다.
먼저 오늘(4일)의 눈길을 끄는 정치권 이슈들, 해시태그로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망신주기 그만", #예전엔 형·동생, #이준석 vs 인권위.
첫 번째 소식의 해시태그는 #"망신주기 그만" 입니다.
임기 말 청와대가 연일 '유감 표명'을 내놓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와 관련한 옷값 의혹이 계속되자 '무분별한 의혹제기'라며 강하게 반박했죠.
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대우조선해양 대표에 문재인 대통령의 동생의 대학동기가 선임된 데 대해서도 '몰염치한 처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하자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박수현/청와대 국민소통수석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1일) : 저희는 이런 것에 전혀 관여한 바 없고 아는 바도 없었고 언론을 보고 알았고, 심지어는 그렇게 모욕당하는 그런 느낌이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서로 아주 좋은 업무 인수인계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인데 이렇게 찬물을 끼얹는 이런 브리핑을 하셨으면 저는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인수위 측은 '상식이 지켜지지 않은 데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 뿐'이라며 청와대 측에서 감정적으로 해석하신 것 아닌가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도 "본질이 호도되거나 변질돼서는 안 된다"며 직접적인 대응은 피했는데요.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또한 관련 공방의 국면은 끝났다면서도 다시 한번 강하게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박수현/청와대 국민소통수석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당선인께서 나오신 대학의 동창들, 동문들은 그러면 새 정부에 하나도 기용 못 합니까? 그렇게 하면 그것이 알박기고 낙하산입니까?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대통령에게 자꾸 이렇게 어떻게 보면 망신주기식, 이런 식을 자꾸 하는 것은 새 정부가 가야 될 그 바쁜 발걸음을 생각하면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임기 말 잇단 의혹이 제기되는 것에 청와대는 총력 방어에 나선 모습인데요.
과거 문재인 대통령의 '200톤 금괴' 루머가 소환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당시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화면출처: 탁현민 페이스북) : (대표님은 어디에 주로 (금괴를) 보관하십니까? 그걸 왜 얘기해야 돼. 당신한테?) 양산와서 함 파헤쳐봐.]
[탁현민/청와대 의전비서관 (음성대역) : 여사님의 옷장을 떠올리면, 나는 5년 전 무수한 언론과 여론의 화제가 되었던, 문재인의 금괴가 다시 떠오른다. 양산 사저에 20조의 금괴가 있으니 그걸 공개하라고 했던 찾으러 가자고 하던 사람들, 그걸 보도했던 매체들. 여사님의 옷장과 문재인의 금괴… 하…]
2015년,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문 대통령을 둘러싸고 '200톤의 금괴를 숨겨뒀다'는 음모론이 확산됐는데요.
당시 문 대통령의 지역구 사무실에서는 흉기를 든 범인이 '금괴 200톤'을 내놓으라며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이후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묻는다'라는 대담집에서 "정말 그런 금괴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 돈으로 청년 일자리를 싹 다 해결할 수 있으니"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탁 비서관은 최근 김정숙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과거의 이 '200톤 금괴' 의혹과 유사하다는 겁니다.
그러자 국민의힘에선 국민을 황당한 '금괴'만 생각하는 음모론자로 만들었다며 반박했는데요.
[허은아/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음성대역) : 탁현민 비서관님. '십상시'의 일은 이제 그만하십시오. 지금 국민들께서 의문을 갖고 분노하는 이유를 정말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하는 건지 의심됩니다. 더 이상 문재인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지 마십시오.]
한편, 청와대는, 김정숙 여사의 단골 디자이너의 딸이 '프랑스 국적자'임에도 청와대 공무원에 임용된 게 '국가공무원법상' 문제가 없느냐는 의혹에도 즉각 반박했습니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해당 직원은 6급이 아닌 '계약직 행정요원'이고 처음부터 법률상 취업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검토하고, 확인한 후에 채용했다는 겁니다.
그러자 또 한 번 '십상시'가 소환됐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 더구나 청와대가 여러 기관에 확인을 했다고 하는 해명은 역설적으로 청와대 스스로도 이 인사가 문제가 될 것임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청와대는 도대체 어느 기관이 청와대의 외국인을 채용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십상시처럼 청와대 입맛에 맞춘 결론을 보고한 것인지, 떳떳하다면 그 의뢰 기관과 답변을 공개 해주시길 바랍니다.]
김정숙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윤석열 당선인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근황이 공개됐습니다.
후드티와 통 넓은 청바지의 편안한 차림이 눈에 띄었는데요.
지난달 4일, 자택 근처에서 사전투표를 한 이후 한 달 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공식 행보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 촬영에 이어 그간 비공개로 해왔던 SNS 계정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김정숙 여사의 관련 의혹에 대한 공세가 이어지자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거론하며 맞불을 놨었는데요.
[윤호중/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일) : 영부인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의 얼굴입니다. 그런 분이 주가조작, 논문 표절, 학력·경력 위조 의혹에 휩싸여있다면 국제 사회에 어떻게 얼굴을 들고 정상적인 영부인 외교를 할 수 있겠습니까.]
국민의힘에선 '전형적인 물타기'라며 논평을 내놓은 가운데,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와 논문 표절 의혹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당초 김건희 여사의 박사 논문 표절 여부에 대해 조사하던 국민대가 조사기간을 연장했습니다.
이에 표절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던 민주당 강민정 의원은 "정략적 판단과 권력 눈치 보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김정숙 여사와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경찰과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여야의 '영부인 의혹 공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소식 해시태그는 #예전엔 형·동생 입니다.
윤석열 당선인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 얘긴데요.
9년 전, 국정원 댓글 수사 사건 때는 "윤석열 형", "범계 아우"라고 불렀던 두 사람, 연수원 동기입니다.
지금은 새 정부의 수장과 임기를 한달 여 남겨둔 법무장관 신분이죠.
어제 제주 4.3 추념식에서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간단한 인사만 나눈 뒤 각자 자리에 앉아 행사를 지켜봤는데요.
사실 두 사람 사이엔 불편한 이슈가 있죠.
윤 당선인의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에 박 장관이 반기를 든 겁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2월 14일) : 검찰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겠습니다.]
[박범계/법무부 장관 (지난달 23일) :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소위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그리고 일종의 책임 행정의 원리에 입각하여 있습니다. 아직은 수사지휘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여전하고요.]
이 문제로 인수위가 한차례 법무부 업무보고까지 거부했던 상황.
여기에 더해 박 장관이 지난 달 31일,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려 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문제의 사건은 다름 아닌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유착 사건'이었습니다.
검찰이 11번째 '무혐의' 보고서를 냈는데, 사건 종결을 지연시키고 박범계 장관이 김오수 총장을 통해 보완수사 지시를 내리려고 한 게 아니냔 분석이 나왔습니다.
'직권남용'이란 반발이 일자 일단 수사지휘권 카드는 접었는데요.
[박범계/법무부 장관 (지난달 31일) : 특정인을 겨냥한 지휘 회복이라고 (보도를 해서) 그런 뉘앙스의 기사가 나오면서 정말, 원래의 취지가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고 봐서 현재로서는 논의를 중단했고…]
검찰은 이르면 오늘 한 검사장 사건을 '무혐의'로 다시 보고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 검사장은 윤 당선인의 측근이죠.
새 정부가 출범하면 요직에 기용할 수 있다는 뜻도 밝힌 적이 있습니다.
박 장관은 '특정인을 겨냥한 건 아니'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새 정부의 검찰 인사에 대해 영향을 미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검찰개혁' 이슈는 여야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 중 하나죠.
예전의 '형 동생' 관계, 이미 나빠질 대로 나빠진 적이 있는데,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어떤 양상이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박범계/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년 10월) : 보고받지 않았기 때문에 몰랐다. (하~참, 아니! 이 사건이…) 총장님!! 자세를 똑바로 해주세요!! 수감기관입니다.]
[박범계/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년 10월) : 윤석열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윤석열이 갖고 있는 정의감(은 무너졌다.) (그것도 선택적 의심 아니십니까?) 과거에는 안 그러셨잖습니까? (과거에는 저에 대해서 안 그러셨잖습니까?)]
세 번째 해시태그는 #이준석 vs 인권위 입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이번엔 국가인권위원회와 충돌했습니다.
인권위가 지난 해 11월에 발행한 청소년 교육용 책자에 이 대표의 과거 발언이 혐오발언의 예시로 쓰인 점을 문제 삼은 겁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음성대역) : '자신이 걷기 싫어하는 이유가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보행환경에서 비롯됐다'고 한 82년생 김지영 작가의 말을 지적했다고 인권위에서 여성 혐오라고 했다고 하네요. 아무 데나 혐오 발언 딱지 붙여서 성역을 만들려고 하네요.]
책자에는 "여성 혐오나 차별은 망상에 가까운, 소설 영화를 통해 갖게 된 근거없는 피해의식"이라는 발언으로 실렸는데요.
이 대표의 발언 외에도 "여성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다"는 전 일본 총리의 발언,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좀 약하다"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발언 등이 예시로 실렸습니다.
당시 인권위의 시정 '권고'를 받았던 이 전 대표 측은 권고를 일부만 수용해 비판을 받았는데요.
이 대표는 아예 인권위의 자료를 '딱지 붙이기'라고 정면 비판한 겁니다.
이 대표는 장애인 단체와의 각세우기도 이어갔습니다.
'경고'나 '독선을 버려라'라는 "표현이 문제냐, 아니면 장애인 단체에게는 쓰면 안 되는 표현이냐"고 정면 반박했는데요.
"사람마다 혐오를 규정하는 기준이 다르다"고도 했습니다.
여성과 장애인 운동을 비판하는 것, 이 대표는 일종의 성역깨기라고 생각하는 듯 한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달 31일) : 정치문법에 있어가지고는 애초에 장애인 관련 문제 같은 것은 건드리지 말라가 문법이에요. 그 문법이 지난 몇 개월 동안 서울시민들과 그런 어떤 전장연간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도 조정에 나서지 않았던 이유거든요. 사실 근데 저는 이런 것들에 대해 가지고 앞으로 적극적으로 정치권이 개입해야 된다.]
문제는 제1야당, 이제 곧 여당 대표로서 이 대표의 발언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성역없는 공격으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3월 31일) : 분명한 것은요. 이준석 대표의 당 대표의 많은 팔로워와 이런 사람들이 뒤에 달리는 댓글을 한 번 보십시오. 6224억이 든다고 하니까요. 6224억원 어치를 갖다 매를 맞아야 되겠네라고 얘기해요. 저주까지 해요. 저희한테. 이런 것들을 선동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말이 칼이 될 때의 저자 홍성수 교수는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의 발언은 보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야한다"고 했는데요.
이 대표의 반박대로 이 대표의 말이 여성혐오 발언이냐 아니냐 논쟁이 될 수는 있겠지만요.
정작 여성의 보행환경을 정책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나섰던 건 14년 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었습니다.
당시 오 시장은 "여성이 살기에 안전한 서울"을 전면에 내걸고 "여성의 하이힐이 끼지 않도록 거리 바닥재를 바꾸겠다"고 했는데요.
사회 구성원들의 불편함 혹은 차별을 개선하려는 정치권의 시도와 정치인들의 태도, 오히려 과거보다 더 후퇴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눈길 끄는 세가지 해시태그로 정치권 소식 살펴봤습니다.
이상 백다혜의 상황실 해시태그였습니다.
백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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