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가계대출 부문에서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의 희비가 갈렸다. 인터넷은행 3사의 가계대출 잔액이 2조원 이상 증가하는 동안 5대 은행은 6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예·적금 등 수신 잔액은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 모두 늘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지난달 말 기준 합산 가계대출 잔액은 36조143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33조4829억원)과 비교해 2조6610억원(7.9%) 증가한 규모다. 특히 토스뱅크의 가계대출 잔액이 1분기 동안 1조8373억원 늘면서 증가세를 주도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1037억원, 7200억원씩 증가했다.
기존 은행들과 대비되는 추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줄면서 총 5조8592억원이 감소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월 1조3634억원 △2월 1조7522억원 △3월 2조4679억원 등 월별로 감소폭도 커졌다.
인터넷은행업계는 2금융·3금융권에서 중·저신용 고객을 끌어온 결과라고 설명한다. 한 관계자는 "중·저신용 고객들을 대환 형태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끌어온 경우가 많다"며 "자체 대안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거절 당한 중·저신용 고객에게 대출 기회를 제공한 성과"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의 금리 경쟁력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한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인터넷은행이 최근 시중은행에 비해 대출 금리를 낮게 책정하면서 수요가 일부 쏠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인터넷은행들은 올해 본격적으로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금리를 내리고 있다. 한 예로 케이뱅크는 지난달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0.4%포인트씩 두 차례 내렸다.
가계대출에서 인터넷은행이 선전하면서 은행권 내 대출 영업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존 은행들은 이미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조정과 대출 금리 급등으로 가계대출이 줄자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55%포인트 낮췄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은행 주도로 은행 간 대출 금리 경쟁이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적금 등 수신 규모는 기존 은행과 인터넷은행 모두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3월 말 기준 수신 잔액은 44조5817억원으로 집계됐다. 토스뱅크는 월말 수치를 밝힐 수 없다고 했지만 지난달 23일 수신 잔액이 17조원을 넘어섰다고 공개했다. 월말 잔액을 17조원이라고 계산하면 3사의 수신 잔액은 최소 61조5817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 잔액 55조1361억원 대비 11.69%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수신 잔액은 1754조3602억원에서 1787조5396억원으로 1.89% 늘었다.
김상준 기자 awardkim@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