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5일 서울 종로구 삼청안내소 출입구를 통과해 법흥사터에 도착, 김현모 문화재청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22.04.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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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식목일이었던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산행 도중 법흥사터 초석에 걸터앉은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자 "문 대통령의 부처님에 대한 공경과 불교 존중은 한결같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 부부는 당시 북악산 남측면 개방을 기념한 산행 중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에 앉았는데, 이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됐다. 이후 불교계를 중심으로 '불교 문화유산 인식이 참담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브리핑 없는 대통령 이야기-45회'를 통해 "이틀 전 산행시 대통령 내외께서 법흥사 절터의 초석에 앉으신 것이 적절치 않다는 언론기사를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난감하신 것 같았다"며 이같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티타임 참모회의에서 법흥사 절터의 초석에 앉았다는 것을 지적한 언론 보도를 보고 받고 "저는 천주교인이지만, 천주교의 교리와 불교의 진리는 결국 하나로 만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며 "참여정부 민정수석 시절에도 부처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었고, 제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부처님을 제대로 모실 수 있게 됐는데, 이 역시도 부처님의 가피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 소중한 이야기의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시점에 말씀드리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문 대통령과 청와대 관저 뒷산 부처님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언젠가는 꼭 공개하고 싶었다"며 2017년 참모회의 당시 문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박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017년 임기 초 어느 날 참모회의에서 대통령 관저 뒷산에 있는 석불좌상을 언급하며 "이 부처님께서 꼭 경주 남산에 계시다가 어떤 연유로인지 지금 이 자리에 오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31일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김정숙 여사의 의상 논란 및 특수활동비 사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 수석은 특활비·김정숙 여사 옷값 관련 무분별한 의혹제기에 유감을 표하며 '감사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관련해 단 한 건의 지적사항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2022.0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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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일제강점기에 한 유지가 경주 남산에서 부처님을 모셔왔는데 그 집에 들른 총독이 부처님에 대한 관심을 표하자 이 유지가 총독 관저에 부처님 불상을 옮겼고, 해방 후 총독은 이 불상을 일본으로 모셔 가려 했으나 우리 국민의 눈이 무서워 그대로 두고 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문화재청과 불교계 등과 협의해 조사해볼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그 과정에서 불교계의 의견과 참여가 아주 중요하다"며 "만약 조사와 심의 결과 '경주 남산의 부처님이 맞다'는 결론이 나서 경주로 모셔가야 한다는 제안이 생기더라도 불교계 의견이 최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예견대로 해당 석불이 조사 결과 경주에 있다가 청와대 경내로 옮겨진 신라시대 석불좌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했다. 이 석불은 지난 2018년 '경주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이라는 이름을 얻고 국가지정문화재(보물 제1977호)로 승격됐다.
이후 경주 지역 문화계에서는 불상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달라고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문헌과 과학조사 결과로는 석불의 정확한 원위치를 확인하기 어렵고, 청와대 경내 현 위치에 유지·보존해달라는 조계종 측의 요구도 있어 청와대는 불상 이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 수석이 이같은 과거 일화를 밝힌 것은 이번 법흥사 초석 논란을 진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화재청은 법흥사터 초석이 "지정·등록문화재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그와 별개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불교계 문화유산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법흥사터에서도 "체계적인 문화재 발굴조사를 거쳐 기록을 고증하고 그 역사를 불교계와 국민께 돌려드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박 수석은 전했다.
한편 박 수석은 아울러 당시 산행을 마친 후 문 대통령 부부와 참모진이 청와대 관저 뒤편 석불좌상을 다시 찾아 합장하고 예를 올렸다며 현장 사진을 공유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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