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2 (화)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우크라 침공] EU, 러 에너지 겨냥 첫 제재…석탄 금수 합의(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20일 유예 거쳐 8월부터 새계약 못해…석유·가스 금수는 계속 논의

주요 원자재·장비도 금수…G7도 추가 제재 합의

연합뉴스

화물 기차에 실린 러시아산 석탄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탄 수입과 러시아 선박의 역내 항구 진입 금지에 7일(현지시간) 합의했다.

EU 이사회 의장국을 맡은 프랑스는 EU 외교관들이 러시아 석탄 금수 등을 담은 대(對)러시아 다섯 번째 제재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에너지를 겨냥한 EU의 첫 제재다.

다만 러시아 석유와 천연가스 금수는 회원국 간의 이견으로 합의에 실패했다.

EU 회원국들은 석탄의 45%를 러시아에서 수입한다. 이는 연간 40억유로(약 5조3천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금수 조치는 8일께 EU 관보 게재를 거쳐 120일 후인 8월 초에 발효될 예정이라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회원국이 대체 공급처를 찾을 수 있도록 120일간의 유예기간을 뒀다.

EU는 이와 함께 러시아의 전비 충당을 막기 위해 러시아산 '주요 원자재와 장비' 수입을 금지했다. 연간 55억유로(약 7조3천억원) 상당의 규모다.

이와 함께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두 딸 등 개인 200여명의 이름도 EU 제재리스트에 올랐다고 AFP는 전했다.

앞서 EU 집행부 격인 유럽위원회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민간인 시신 수십 구가 발견된 후 추가 제재를 제안, EU 회원국은 관련 논의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독일, 오스트리아 등 러시아산 에너지에 의존도가 높은 일부 회원국이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가 지연됐다.

AP는 이번 제재가 에너지를 둘러싼 유럽·러시아 관계 단절이라는 일종의 금기를 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석유와 천연가스에 비하면 석탄은 상대적으로 쉬운 카드로, 푸틴 대통령과 유럽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2021년 기준 EU가 러시아에서 수입한 에너지 자원은 990억 유로(약 132조원)으로 석탄의 수입금액 비중은 약 4%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번 제재는 새로 체결하려는 계약에만 적용된다. 통상 에너지 계약이 수년 단위의 장기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계약은 유지돼 제재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U 관리들은 더 광범위한 제재에 관해 계속 논의 중이며 러시아산 석유를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

석유와 천연가스 제재를 두고서는 회원국 간에 입장이 나뉜다.

친러 정권이 집권한 헝가리는 이날도 천연가스 공급을 위협하는 제재는 지지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도라 좀보리 헝가리 에너지·기후 대사는 "아직도 러시아 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하루아침에 이런 상황을 바꿀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독일은 일단 석탄 금수 시행 전 120일간의 유예기간 활용을 강조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기간(120일)을 활용해야 한다"며 "더 빠르면 좋겠지만 우리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이고, 기업들도 이미 한동안 새 공급처를 찾고 있긴 했지만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앞서 독일 경제부는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즉각 중단한다면 일부 발전소 가동이 중단될 것이며, 몇 주 후 석탄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주독 러시아 영사관 덮은 '가스·석유 금수' 구호
(프랑크푸르트 AP=연합뉴스) 독일 시민활동가들이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담은 "살인자들을 위한 돈은 없다. 석유와 가스 거래를 중단하라"(NO MONEY FOR MURDERERS, STOP THE OIL AND GAS TRADE)는 구호를 프랑크푸르트의 러시아 영사관 건물 벽면에 붉은색 조명으로 비추고 있다. 2022.4.5 leekm@yna.co.kr


이에 비해 미국은 더욱 속도를 내 제재 고삐를 죄고 있다.

미 정부는 일찌감치 러시아 석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금지한 데 이어 6일 러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스베르방크와 민간은행 알파뱅크 등 러시아 은행 3분의 2 이상을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전면 차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의 달러화 표시 국채가 미 금융기관을 통해 상환되는 것도 막는 등 한층 강력해진 금융 제재를 내놨다.

여기에 미 의회는 러시아에서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고 무역 관계에서 최혜국대우를 폐지하는 법안을 가결하는 등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높였다.

주요 7개국(G7)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G7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에너지 등 러시아 경제 주요 부문에 대한 신규 투자를 금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G7은 또 러시아에 대한 수출 금지를 확대하고 러시아 은행과 국경기업에 대한 제재도 강화하기로 했다. 전쟁을 지원하는 엘리트층과 그 가족들을 상대로 한 제재도 강화할 방침이다.

G7은 이와 함께 러시아 석탄은 단계적 폐기를 거쳐 결국 금지될 것이며,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도 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G7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 7개국을 말하며, 현재 독일이 의장국을 맡고 있다.

nomad@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