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왼쪽에서 세번째) 전 홍콩 정무부총리 |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 단독 출마가 예상되는 존 리 전 정무부총리가 "실용적이고 결과 지향적인 정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리 전 부총리는 11일 친중 단체들을 예방하는 일정을 소화하면서 "'결과 지향적'인 것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여러 관료주의적 절차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대중은 결과를 더 빨리 볼 수 있고 '혜택을 받았다는 느낌'이 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혜택을 받았다는 느낌'을 중국 표준어인 푸퉁화로 재차 언급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표현은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앙지도부 회의에서 처음 사용한 것"이라며 "존 리가 해당 표현을 인용하며 시 주석에 주파수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시 주석은 정부가 과학적으로 개혁을 계획하고 인민이 더 강한 만족감을 느끼도록 그 가치를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리 전 부총리는 "이러한 보상을 받았다는 느낌은 정부의 업무를 지원하도록 사회의 마음과 생각을 통합할 것"이라며 이에 더해 국제 금융허브로서의 홍콩의 위상과 경쟁력을 고양하고 홍콩 발전의 근간을 강화하는 것이 자신의 통치 계획의 3가지 주요 기둥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그는 지난 9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절차를 준수하는 것과 별개로 우리의 궁극적 목적은 결과를 내는 것이라고 믿는다"며 결과 지향적인 정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홍콩의 공무원 엘리트들과 그들의 절차 준수 고집에 불만을 느끼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한다고 SCMP는 전했다.
그러나 여론조사기관 홍콩민의연구소의 청킴화 부총재는 SCMP에 "홍콩인들에게는 사회를 단합하고 시민의 신뢰를 얻을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선거제는 신뢰성이 결여되고 단독 출마로 부정적 여론이 조성되는 가운데 어떻게 새로운 행정장관이 성과를 내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일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리 전 부총리는 출마 선언 하루 만에 출마 신청에 필요한 최소 선거위원 지지표 기준을 넘는 지지표를 확보했다.
홍콩 행정장관은 선거위원들의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1천463명인 선거위원은 크게 ▲공상·금융계 ▲전업(전문직)계 ▲노공(노동)·사회복무(서비스)·종교계 ▲입법회 의원 등 정계 ▲전인대·정협 홍콩 대표단·전국 단체 홍콩 대표계 등 5개 직군으로 나뉜다.
출마 지원자는 5개 직군별 최소 15명씩을 포함해 최소 188명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이후 정부 관리들로 구성된 공직선거 출마 자격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비로소 공식 후보로 등록된다.
리 전 부총리는 선거위원 300명을 확보했으며 이번 주말까지 500명의 지지를 얻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1977년 경찰에 입문한 리 전 부총리는 2017년 보안장관에 임명돼 2019년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했고,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그를 정무부총리로 임명했다.
1997년 홍콩 주권 반환 후 경찰 및 보안 분야 출신이 홍콩 정부 2인자인 정무부총리에 오른 것은 그가 처음이다.
애초 3월 27일이었다가 코로나19로 다음 달 8일로 연기된 이번 선거의 출마 지원자 신청은 16일까지이나 부활절 연휴로 인해 사실상 14일까지다.
존 리 전 홍콩 정무부총리 |
prett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