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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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측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공동정부를 약속했던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들이 내각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작심 비판에 나섰다.
13일 최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내각 인선과 관련해 “새 정부는 앞으로 어떨까? 어떤 사람들이 권력을 구성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며 “박근혜와 이명박 정부 때의 사람들이 그대로 다시 다 돌아왔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안 위원장의 대선 후보 시절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아 안 위원장 측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대선 전 단일화를 망설이던 안 위원장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단일화 협상장으로 이끌었던 인사 중 하나로 꼽힌다.
최 교수는 “새 정부 권력에 매우 이질적인 힘이 하나 포함돼 있다. 안철수”라며 “안철수는 박근혜 이명박 정권의 재판(再版·지나간 일을 되풀이함)이 되지 않게 할 유일한 송곳이다. 안철수의 능력 여부와 상관없이 송곳이라는 점 하나로 의미는 충분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의 약점은 자칭 폐족들 사이에 ‘송곳’을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이 송곳을 알아보고 허용하는 정도의 내면을 갖기란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종이 쪼가리 말고 날 믿어달라’는 말의 신뢰는 그 말을 한 사람의 내면의 크기가 지켜주지, 목소리의 크기가 지켜주지 않는다”고 적었다.
앞서 지난 3월 3일 윤 당선인은 안 위원장과 대선후보 단일화 담판 회동을 하며 ‘종이(합의문)는 다 필요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당선인이 당시 발언과 달리 신뢰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꼬집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최 교수는 “내면이 커야 각성할 수 있다. 내면이 작으면 찔릴까 봐 겁먹고 송곳을 쉽게 버리려 한다"며 "내면이 크면 찔리더라도 송곳을 소중히 여긴다”고 윤 당선인을 에둘러 비판했다.
이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으면 각성하자. 더 나은 나라를 만들고 싶어도 각성하자”며 “대한민국을 한 단계 도약시키려는 전혀 새로운 꿈을 실현하고 싶다면, 전혀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는 일 이외에 다른 길은 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0일에 이어 이날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를 제외한 총 16개 부처의 장관을 지명했다.
안 위원장 측이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고산·유웅환 인수위원,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 등은 1·2차 인선 발표에서 제외됐다.
단일화 협상의 주역이자 안 위원장의 최측근인 이태규 의원의 경우 당초 행안부 장관 등 물망에 오르내렸으나, 이날 인선에서 최종 제외된 점이 눈에 띈다. 이 의원은 지난 11일 “입각 의사는 전혀 없다”며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직마저 사퇴한 상태다.
인수위는 이 의원이 사퇴한 인수위원직 빈자리에 당선인 비서실 정무특별보좌역을 맡고 있던 박수영 의원을 지체 없이 투입했다.
특히 안 위원장 측은 과학기술·보건·복지 등 분야에 대한 인선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분야 인선은 안 위원장의 후보 시절 대표 공약인 ‘초격차 과학기술 확보’, ‘코로나19 극복’, ‘연금개혁’ 등과도 연계됐다는 점에서 공동정부 구성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안 위원장은 전날 “제가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며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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