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첩보 액션 영화 '야차' 주연
"'오겜'으로 한국작품 잘하고 있다 느껴"
'야차'에선 중국 무대 첩보 액션 도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배우 박해수가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첩보 액션 영화 '야차'가 8일 출시돼 15일 화상 인터뷰를 했다. [사진 넷플릭스] |
“‘007 네버다이’는 너무 멋있죠. 정장 입고 그렇게까지 싸우는데 옷이 해지지 않잖아요. ‘미션 임파서블’은 톰 크루즈가 오랫동안 해오면서 캐릭터와 같이 늙어가는 세월을 보는 매력이 있죠. ‘본’ 시리즈도 새로운 액션이 좋았고요.”
지난 8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된 첩보 액션 영화 ‘야차’(감독 나현)의 주연 박해수(41)의 말이다. 출시 일주일만인 15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그는 첩보 액션물을 원래 “너무너무 좋아한다”며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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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원칙주의 검사의 처절함 담았죠"
‘야차’는 청불 액션 영화 ‘프리즌’으로 데뷔한 나현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북한·일본 등에 맞선 첩보전에 휘말린 국정원 기밀팀 ‘블랙팀’과 리더 지강인(설경구)의 활약을 담았다. 미국‧유럽이 주 무대인 할리우드 첩보물과 차별화를 위해 북한 인접 대도시 중 동아시아 주요 영사관이 밀집한 중국 선양을 무대로 삼았다. 박해수는 작전을 위해 불법도 저지르는 블랙팀을 감찰하러 서울에서 온 검사 박지훈을 연기했다. 그는 정의는 정의로운 방법으로 지켜야 한다고 믿는 캐릭터다. “한지훈은 원리원칙주의자인데 이렇게 윤리적으로 곧은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싶어 그 부분을 스스로 납득하기 위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고리타분하거나 고지식하기보단 인간적인 부분, 처절한 모습이 잘 보이길 원했다”고 했다.
영화 '야차'는 스파이들의 최대 접전지 중국 선양에서 일명 ‘야차’가 이끄는 국정원 비밀공작 전담 블랙팀과 특별감찰 검사, 그리고 각국 정보부 요원들의 비밀공작을 그렸다. [사진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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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일본어 대사는 “뉘앙스를 연기를 통해 표현하기 위해 세밀하게 외우는 것 말고는 비법이 없었다”고 돌이켰다. 격투술이 뛰어난 ‘블랙팀’ 요원들과 달리 검사인 지훈의 액션은 “주로 뛰거나 맞거나 버티는 장면이 많았다”고 했다. 연극 무대에 설 때 배운 유도를 기반으로 촬영 전 액션팀과 연습하며 합을 맞췄다. 지강인과 지훈의 빗속 액션을 가장 힘들었던 장면으로 꼽았다. “(설)경구 선배님이 풍채가 좋고 뼈가 굵어요. 그래서 액션을 잘하시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먼저 지쳐서 그런 부분을 이겨내고 촬영하는 게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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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겜'으로 美 가보니 "한국 잘하고 있구나 자부심"
‘야차’는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2021), 영화 ‘사냥의 시간’(2020)을 잇는 그의 넷플릭스 출연작이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야차’는 11일 넷플릭스 영화 부문 글로벌 3위까지 올랐다. 16일엔 5위로 다소 떨어졌지만, 태국‧대만‧싱가포르‧필리핀‧나이지리아‧홍콩 등에선 1~2위를 지키는 중이다. ‘오징어 게임’ ‘마이네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 넷플릭스 최대 시장 미국까지 호령한 것에는 못 미쳐도, 캐릭터와 액션이 매력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해외 반응이 즉각 전달되는 데 대해 박해수는 “OTT가 어마어마한 변화를 일으켰다”며 배우로서 가장 큰 변화로 “전 세계 수많은 시청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을 꼽았다. 또 ‘오징어 게임’ 신드롬을 미국 현지에서 직접 목격하며 “글로벌한 작품을 한다기보다, 한국에서 우리가 원래 해오던 작품들을 꾸준히 잘하면 더 많은 시청자를 만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다”면서 “한국 작품들이 잘하고 있구나. 선배님들 하신 그대로 잘 따라가면 되겠다는 생각에 자부심도 느꼈다”고 했다.
박해수(오른쪽부터)는 '오징어 게임' 동료 배우 정호연, 이정재와 함께 지난 2월 2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에서 열린 미국배우조합상(SAG) 시상식에 초청됐다. [EPA=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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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급부상 이후 만들어지는 작품들의 성향이 달라진다는 느낌도 받았다고 한다. “시리즈물을 몰아서, 세계 곳곳에서 보게 되면서 작품 소재가 다양해지고 세계관이 넓어지는 것 같다”면서 “특정 배우 작품이 라이브러리처럼 보관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배우의 성향이 드러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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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공무원' 새 별명, "선택받고 평가받는 압박 있죠"
'야차'에서 검사 지훈이 블랙팀 요원들과 함께한 모습이다. 블랙팀 수장 지강인 역의 설경구는 현장에서도 구심점 역할을 했다고 한다. [사진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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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선택할 땐 “시나리오의 힘, 누구와 같이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야차’는 “개성 강한 배우들이 있어서 기대감도 컸고 행복하게 촬영했다”면서 설경구‧양동근‧진경‧진서연‧이수경 등 출연 배우들 이름을 하나하나 되짚었다. 설경구에겐 개인적인 고민 상담도 했단다. 박해수는 “배우는 선택받고 평가받는 직업인데 그에 대한 압박감이 항상 있다. 지금도 그 부분은 변함이 없는데 (설경구와 이야기를 나눈 후) 좀 더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특히 차기작도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공동경제구역’이라 ‘넷플릭스 공무원’이란 별명까지 생겼다고 했다. “어쩌다 보니 넷플릭스 작품에 많이 출연하게 됐는데 많은 시청자가 보게 돼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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