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호 수병 "40명 사망" 통화내용 보도…200명 부상설도
사진·영상 처음 등장…러 유명 시사평론가 "어쩌다 배를 잃나" 질타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러시아 흑해 기함 침몰 추정 모습 |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전명훈 기자 = 러시아 흑해함대를 이끄는 기함 '모스크바호'의 침몰로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정황이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과 러시아 소셜미디어에서 쏟아져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모스크바호 침몰로 40명이 사망했다는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 유럽'의 보도 내용을 전했다.
이 언론은 모스크바호에서 복무한 해군 병사와 그 모친의 통화 내용을 인용, 모스크바호 침몰로 40명 정도가 죽고 다수가 실종됐으며 더 많은 승조원이 다쳤다고 전했다.
통화에 등장한 모친은 모스크바호가 우크라이나에서 날아온 미사일 3발을 맞아 침몰했으며, 모스크바호 승조원들이 폭발로 팔다리를 잃는 등 크게 다쳤다는 아들의 발언도 추가로 전했다.
13일 모스크바호에서 폭발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러시아 국방부는 화재가 원인이라며 승조원은 모두 구조했다고 밝혔었다.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군이 쏜 미사일 '2발'이 모스크바호에 명중해 침몰했다면서 '격침설'을 내세우고 있다.
러시아 흑해 기함 모스크바 |
그러나 영국 일간 더타임스도 러시아 내 소셜미디어에서 모스크바호 승조원인 남편의 사망을 확인하는 한 여성의 게시글이 나돌았다고 보도했다. 게시글에서 이 여성은 승조원 27명이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이 게시글의 사진에는 "우리의 영웅이 임무 수행 중 숨졌다. 그는 함선을 살리기 위해 최후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설명이 달렸다. 이 여성의 주장은 확인되지 않았다. 계정은 곧 비공개로 전환됐다.
또 다른 러시아 소셜미디어 게시물에는 모스크바호 조리병으로 근무하던 아들이 실종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한 부부의 주장이 확산하기도 했다. 이 게시글도 나중에 삭제됐다.
이들은 지난 주말 아들을 찾아 크림 반도의 병원에 갔다가 심한 화상 등으로 입원한 모스크바호 선원 약 200명을 봤다고 러시아 매체 더 인사이더에 말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지가 전했다.
그는 "우리 아들은 징집병이어서 전투에 참여하면 안되는데 모스크바호에서 사라졌다"며 "선원이 500명이 넘었고 병원에 200명이 있었는데 나머지는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트위터에는 모스크바호으로 추정되는 순양함이 한쪽으로 기운 채 선체에서 검은 연기를 내뿜는 사진도 관심을 받았다.
근처 다른 배가 찍은 듯이 보이는 이 사진에는 구명보트들이 보이지 않아서 이미 구조작업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됐다. 갑판에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이 사진의 진위나 출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래픽] 러시아 기함 '모스크바호' 침몰 |
영국 가디언지는 이어서 모스크바호로 보이는 순양함이 기울어져 검은 연기를 내뿜는 영상도 공유했다.
하지만 러시아 국방부는 해군 참모총장인 니콜라이 예브메노프 제독과 다른 2명의 장교가 해군 장병 약 100명을 사열하는 26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하며 모스크바호 장병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나섰다.
장병들이 모스크바호에서 구조된 승조원이고 이들은 계속 해군에서 복무하게 될 거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러시아 내에서도 군을 향한 질타가 나오고 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의 대표적인 시사평론가이자 인기 TV프로그램 진행자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는 최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에 대해 "격분했다. 어떻게 해야 배를 잃을 수 있나 설명 좀 해보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말대로 넵튠 미사일이었는지, 정확히 무슨 일이었는지는 알 바가 아니다"라며 "언제부터 군함이 미사일 타격을 두려워했나. 그런 공격을 방어하는 장비도 달려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재 보호시스템은 어떻게 된 것인가. 왜 작동하지 않아 함선이 불타 버린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타임스는 솔로비요프의 발언이 통상 크렘린궁의 생각을 반영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덧붙였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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