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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트럼프와 방위비 협상에 “내가 버틴 게 타국에도 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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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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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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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두고 “아마 내가 그렇게 버틴 것이 다른 나라들에게도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쓴 <두 대통령의 ‘위트’에 담긴 ‘각각의 진심’>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러한 내용을 소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재임 중 미국의 군사적 지원에 대해 한국에 추가 부담을 압박한 사실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은 1년에 (방위비 분담금을 이전의 5배 이상인) 50억달러(약 6조원)를 낼 예정이었다. 내가 선거(2020년 미국 대선)에 이기지 못해 그가 가장 행복했을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지난달 초 언론에 보도됐다.

박 수석은 당시 기사 제목을 보고 “본능적으로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에 한·미 공조에 구멍이 생겼다고 한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로 읽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 수석은 기사를 읽어본 뒤 안도했다면서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다운 인터뷰였다”고 평가했다. 박 수석은 “항상 자신의 업적이나 성과가 크게 홍보되기를 좋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스로를 큰소리로 자랑하는 스타일”이라며 “전형적인 자화자찬에 가까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7일 트럼프 전 대통령 인터뷰 기사를 보고받은 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가 과거의 틀을 많이 벗어났다는 것을 전방위적으로 설명하면서 수용할 수 없다고 참 많이 버텼다”며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가 과다하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의 요구를 관철할 수 있었다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아마 내가 그렇게 버틴 것이 다른 나라들에게도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고 한다.

박 수석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업적을 자랑할 의도였으나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은 문 대통령을 홍보해 준 모양새가 돼 버렸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매우 훌륭한 인터뷰에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방송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한국과의 관계에서만큼은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며 “딱 하나 우리로서는 부담되는 요구가 방위비를 5배 한꺼번에 올려달라는 것이었는데, 당연히 거절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방위비 문제가 해결이 안 된다고 무역 보복을 한다든가, 다른 문제의 교섭을 어렵게 한다든가 하는 것이 전혀 없이 사안별로 분명하게 구분하는 점이 상당히 괜찮았다”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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