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30 (목)

이슈 윤석열 검찰 고발사주 의혹

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尹 당선인 무혐의 처리…손준성은 불구속 기소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공수처, 8개월 걸친 수사에 마침표…고발장 작성자 특정 못해 / 김웅 국민의힘 의원 건은 檢으로 이첩

세계일보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4일 정부과천 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나서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4일 제20대 대통령 선거판을 흔들었던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 관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8개월에 걸친 수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수사팀(주임 여운국 차장검사)은 이날 윤 당선인을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의혹의 시발점이었던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일부 혐의만 확인했을 뿐, 윤 당선인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나머지 사건 관계인의 연관성도 밝혀내지 못했다. 이에 손 보호관을 불구속기소하고, 공모 관계가 인정되지만 공수처법상 기소 대상이 아닌 김 의원에 대해서는 검찰로 이첩했다.

손 보호관(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과 김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은 2020년 4월 총선 직전 고발을 통해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당시 열린민주당 후보) 등 여권에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기로 공모하고, 여권 인사 다수에 대해 두 차례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았다.

손 보호관에게는 ▲공무상비밀누설 ▲공직선거법·개인정보보호법·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김 의원은 공직선거법·개인정보보호법·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전자정부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고 공수처가 봤지만, 사건 당시는 총선에 출마하려던 민간인 신분이어서 공수처법상 사건을 검찰로 이첩했다.

세계일보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4일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나서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사건의 최초 제보자 조성은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거쳐 공수처는 문제의 고발장과 판결문이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손 보호관→김 의원→조씨 순서로 전달된 것으로 확인했다. 더불어 김 의원과 조씨의 통화녹취록 등을 토대로, 손 보호관과 김 의원이 공모해 윤 당선인과 가족, 검찰 조직에 대한 비난 여론을 무마하고 최 의원 등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 점이 인정된다고도 봤다. 공수처는 대검 수정관실 내부 판결문 검색기록과 검찰 메신저 기록 등을 토대로 손 보호관이 소속 공무원들에게 지시해 판결문을 검색·출력하도록 한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수처는 문제의 고발장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8개월가량 수사를 펼치고도 고발장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하면서, 향후 재판에서 손 보호관, 김 의원 측과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공수처는 손 보호관과 김 의원, 윤 당선인과 함께 입건된 한 후보자,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검사 3명도 무혐의 처분했다.

세계일보

여운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장이 4일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 수사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해 9월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손 보호관과 사건 발생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당선인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전격 수사에 착수했다. 손 보호관과 당시 수정관실 소속 검사들, 김 의원, 국민의힘 관계자 등을 압수수색했고 같은해 10월부터 피의자 및 참고인들을 본격적으로 소환 조사했다. 손 보호관이 출석에 불응한다는 이유로 체포영장 한 차례, 구속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되는 수모를 공수처는 겪기도 했다.

여 차장검사는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앞으로도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을 끼치는 고위공직자범죄를 엄단하겠다”며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공명한 선거풍토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