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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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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러시아군, 곡물·농기구 훔쳐…기근 일으키려 저장고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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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고위 관리 밝혀…70만t 약탈 추정, 러 점령지역 식량부족 심화

연합뉴스

러시아군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곡물 창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곡물을 약탈하고 곡물 저장고를 파괴한 증거가 늘고 있다고 유엔 고위 관리가 밝혔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시장·무역 담당자 인 요제프 슈미트후버는 "러시아군이 곡물과 농기구를 훔쳐 트럭으로 러시아로 보냈다"고 말했다.

슈미트후버는 러시아군이 약 70만t의 곡물을 약탈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수치가 확실한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고 소셜미디어 보고와 입증되지 않은 정보를 근거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곡물 저장고를 파괴했다는 미확인 정보도 있다고 전했다.

슈미트후버는 "나는 그 영상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곡물이 트럭으로 빼돌려지고 있다는 증거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유엔의 평가는 러시아군의 곡물 절도가 심각한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크라이나 당국의 보고와 일치한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루한스크 주지사인 세르히 하이다이는 러시아군이 고의로 지역 내 주요 곡물 단지를 파괴하고, 세베로도네츠크의 식량 창고를 폭파했다고 말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특히 "동부 러시아군이 기근을 초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은 1932~1933년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집단학살 '홀로도모르'를 연상케 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홀로도모르는 '기아로 인한 대량살인'(mass killing by hunger)이라는 의미로, 당시 우크라이나에서는 스탈린 정권의 무자비한 수탈과 탄압으로 대기근이 발생해 많게는 1천만 명이 굶어 죽었다.

타라스 비소스키 우크라이나 농업식품부 차관은 이번주에 러시아군이 점령한 4개 주요 지역인 자포리지아, 도네츠크, 루한스크, 헤르손에서 각각 약 10만t의 곡물이 수출됐다고 밝혔다.

비소스키 차관은 "이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이 식량 부족을 겪을 수 있다. 기근의 위협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침공으로 식량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세계 식량 가격이 급등했다. 이는 특히 가난한 국가에 치명적 결과를 야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약 1천400만t의 수출 가능한 식량을 비축한 세계 최대의 식량 생산국 중 하나지만 러시아의 흑해 봉쇄에 따라 수출 길이 막혔다.

지난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38개국 4천500만명이 기아로 고통받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 중단이 기아와 대량 이주, 정치적 불안정의 '퍼펙트 스톰'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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