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사진 분석 토대 전망…비료가격 상승에 이상기후도 악영향
우크라이나의 밀 농장 |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유럽의 빵바구니'로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올해 밀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3분의 1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위성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로스는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올해 우크라이나 밀 생산량이 2천100만t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년간 평균에 비해 23%, 지난해 3천300만t에 비해서는 35% 감소한 수치다.
케이로스는 전쟁으로 인한 혼란과 함께 주요 밀 재배지가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전투가 집중되면서 밀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우크라이나는 자체 식량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곡물 수출을 금지하기 시작했고, 러시아가 흑해 연안을 봉쇄해 운송도 어려워졌다.
지난해 수출량 2천만t으로 세계 6위의 밀 수출국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과 세계적인 에너지 및 비료 가격 상승에 따라 지난 3월 세계 밀 가격도 20% 올랐다.
이들 에너지·비료 가격은 전쟁 전부터 오름세였으나 세계 각국이 러시아로부터의 석유와 가스 수입을 줄이면서 더욱 치솟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비료의 주요 생산국인 점도 세계적으로 농업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밀 가격이 현재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전쟁뿐만 아니라 러시아에 대한 제재, 미국과 인도 등지에서의 고온 건조한 날씨 등으로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네덜란드 은행 라보뱅크의 카를로스 메라 애널리스트는 "비료 가격 상승과 다른 가격 인상 작물의 재배 수요 증가에 따라 주요 식량 생산국이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면서 밀 가격이 높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우크라이나의 수확량이 문제가 아니라 수출 가능한 양이 문제"라며 "보통 밀 수출량의 90%가 흑해를 통과하지만 이제는 어렵게 됐다. 열차를 통한 수출도 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 가격의 상승은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됐다.
개발도상국의 저소득층은 이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고통받고 있고, 분쟁 지역인 예멘과 아프가니스탄 등 국가는 기근의 위기에 처했다.
최근 수 주간 남아시아에서는 수백만명이 폭염 피해를 보았고, 작물 수확량 감소도 우려된다.
지난해에는 캐나다에서 폭염으로 밀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파스타 가격이 올랐다. 또 다른 주요 밀 생산국인 오스트레일리아는 올해 큰 홍수를 겪었다.
영국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식량 가격이 약 6% 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대해 밀 의존도가 높은 중동 국가들의 러시아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11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를 개최하는 이집트의 경우 밀 수요의 80%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하고 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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